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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과학으로 빚은 페트병 음료마케팅 ‘선봉으로’

업계, 디자인 과감한 투자
제품특성 맞춰 개성 살려
재질·두께등 줄여 원가절감 


» 과학으로 빚은 페트병 음료마케팅 ‘선봉으로’ 
 
“좀더 매력적이고 똑똑하게, 착하면 더 좋다.”
지난 3월 파리바게뜨가 내놓은 먹는샘물 ‘오’(EAU)의 페트병 디자인은 미국의 유명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의 작품이다. 파리바게뜨 쪽은 “캡슐을 형상화한 페트병 모양에 푸른빛의 색감이 제품 이미지를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음료업계가 ‘매력적인 페트병’ 만들기에 공을 쏟고 있다. 과거에는 페트병 디자인에 2000만~3000만원 수준의 비용을 들였다면, 최근에는 억 단위를 들여 ‘멋을 부린’ 페트병을 만드는 일이 흔하다. 단순한 용기가 아니라 제품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수단으로 페트병의 위상이 격상된 셈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4월 내놓은 이온음료 지투(G2)의 페트병 허리를 잘록하게 만들어, ‘이온음료는 열량이 높다’는 반감을 줄이는 마케팅에 나섰다. 한국코카콜라도 2007년 손잡이 부분에 멋을 낸 코카콜라 ‘어고 그립’(Ergo Grip)을 내놓고 120년 만에 페트병 디자인을 바꾼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300㎖ 용량의 페트병 콜라·환타 제품을 내놓았다. 한국야쿠르트에서 내놓은 냉장용 원두커피 ‘산타페 블랙아이스’(500㎖)의 경우, 냉동실에 넣어도 뒤틀리거나 부풀어오르지 않도록 설계한 게 특징이다. 주류업체 국순당도 막걸리의 상징이었던 흰색 불투명 페트병 대신에, 막걸리에 어울릴 수 있는 날씬한 곡선을 살린 투명 페트병 개발에 1억원 가까이 비용을 들였다.

페트(PET)병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alate)라는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한 병인데, 개발할 때 따져야 할 요소가 꽤 많다. 최진규 웅진식품 디자인팀장은 “생수와 과일주스·커피·차·탄산음료 등 담고 있는 내용물의 특성에 따라 페트병도 형태와 디자인을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업체마다 친환경 마케팅을 내세우면서 페트병의 두께를 줄인 ‘경량화’ 제품도 등장했다. 친환경 이미지에다 원가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한국코카콜라는 샘물 ‘휘오 순수’의 페트병(500㎖) 무게를 18g에서 14g으로 줄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22% 줄였다. 웅진식품도 기존 500㎖들이 페트병의 무게를 33g에서 29g으로 줄이는 등 경량화 작업을 통해 지난해까지 연간 2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기사등록 : 2010-08-06 오후 07:17:45  기사수정 : 2010-08-06 오후 09: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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