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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게임 캐릭터와 연애하기

[NDS] NDS와 결혼도 하고 여행도 간다고? ‘러브 플러스’ 일화 


흔히 ‘대작’ 이라고 분류하는 게임들은 크건 작건 사회적 영향을 끼칠 정도의 파급력을 가진다. ‘스타크래프트’ 는 게임에 대한 인식을 ‘애들 장난’ 에서 ‘스포츠’ 로 바꾸었고, ‘GTA’ 시리즈는 아직까지도 수많은 TV토론의 대상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수많은 게임들이 사회, 문화, 국제적인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연애시뮬레이션 게임 ‘러브 플러스’ 의 파급력은 가히 최고(혹은 최악)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이다. 일반적인 게임들이 플레이어를 게임 속 세계에 깊이 빠져들게 만들었다면, ‘러브 플러스’ 는 게임 밖 세상으로 직접 나와 실생활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게임이다. 이전에도 몇몇 사람들이 게임과 현실을 혼동하는 사례는 종종 있어 왔으나, ‘러브 플러스’ 는 어디까지가 게임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에 대한 경계를 애매모호하게 만든다. ‘대체 코나미는 뭘 만든 거야!’ 라는 어느 유저의 외침은 ‘러브 플러스’ 의 마력을 한 마디로 표현해준다.

▲ `러브 플러스+` 한정판을 사기 위해 몰린 인파, 대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과연 ‘러브 플러스’ 는 어떤 게임이길래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이며, 얼마만큼의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을까? 악마의 게임이라 불리우는 ‘러브 플러스’ 에 대해 알아보자.
대체 어떤 게임인데 그래요?
‘러브 플러스’ 는 간단히 말하면 NDS용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세 명의 여주인공이 등장하고, 그 중 한 명을 선택해 호감도를 올려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것이 게임의 1차 목표이다.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는 이 게임이 어째서 ‘악마의 게임’ 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것일까? 이유는 연인이 된 이후를 다룬 ‘리얼 모드’ 때문이다.

▲ 왼쪽부터 이 게임의 히로인 `네네`, `마나카`, `린코`

여주인공에게 고백을 받으면 엔딩이 나오고 끝나는 일반적인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과는 달리, ‘러브 플러스’ 는 고백 후 현실 시간과 연동해서 진행할 수 있는 ‘리얼 모드’ 가 시작된다. ‘리얼 모드’ 는 여주인공과 연인이 된 후를 다루는 모드로, NDS 내에 내장되어 있는 타이머에 맞춰 실제 시간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맞춰 시간과 계절 등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며, 그에 따라 볼 수 있는 이벤트도 달라진다. 여주인공의 모든 대화는 풀 보이스로 들을 수 있고, 데이트 중 스킨쉽, 키스 등 다양한 상황이 매일 다르게 일어난다. ‘리얼 모드’ 의 이벤트는 2년 분량이 준비되어 있으며, 2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반복된다. 한 마디로 데이트 자체가 게임의 목적인 것이다.

▲ 수 많은 이벤트가 발생하고, 매번 다르게 일어난다.

이러한 점 때문에 ‘러브 플러스’ 의 ‘그녀’ 는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프로그램’ 이 아니라 실제로 나와 같이 살아가고 데이트를 하는 ‘연인’ 같은 느낌을 준다. 게다가 ‘두뇌개발’ 등으로 대 히트를 기록한 NDS 플랫폼으로 발매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들고(데리고) 다니기도 쉽고 터치도 가능하다. 게다가 실제 연인의 대화를 방불케 하는 풀 음성 대사와 이벤트, 헤어스타일과 복장이 계속해서 바뀐다. 헤어스타일의 경우 머리를 자르는 것은 하루만에 적용되지만, 기르는 데에는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현실성을 보여준다. 심지어 플레이어가 지치고 힘들 땐 위로까지 해 준다. 현실 도피를 위한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것이다.

▲ 머리 자르는 건 금방이지만 기르려면 꽤나 오래 걸린다

거기에 더해져, 지난 6월에는 ‘러브 플러스’ 의 확장판인 ‘러브 플러스+’ 가 발매되었다. 전작의 2배나 되는 용량,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며 진행하는 ‘고장 러브플러스’ 기능, 전작에서 불편했거나 현실성이 부족했던 점이 대폭 수정되는 등 ‘러브 플러스’ 의 완전판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러브 플러스’ 는 차츰 게이머들의 현실을 침범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10-07-24 16:00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