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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디자인 코리아 3대 키워드

심플·친환경·역발상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꼽히는 ‘iF 디자인 어워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IDEA’에서 한국 제품의 디자인이 꾸준히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한국 기업이나 대학이 출품한 작품이 상을 받았다는 얘기가 더는 새롭지 않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상을 받은 제품을 하나하나 뜯어보는 건 언제나 눈과 마음이 모두 즐거워지는 일이다. 지난달 열린 미국 산업디자이너협회(IDSA)가 주관하는 디자인 공모전인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s) 2010에서 상을 받은 국내 기업 제품을 전자제품 위주로 소개한다.》

IDEA에서는 삼성전자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우선 공기청정기 바이러스 닥터와 외장형 하드디스크 G 시리즈로 금상을 수상했다. 바이러스 닥터는 깨끗하고 심플한 디자인도 뛰어나지만 이온을 발생하는 삼성전자의 특허 기술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공기 중 유해물질을 99.9%까지 제거하는 기능이 돋보이며, 배터리가 내장돼 집 안 어디에 놔두어도 7시간 동안 반경 3m까지 작동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기가 있는 집에는 꼭 필요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역시 금상을 수상한 외장형 하드디스크 G 시리즈는 바오바브나무 잎 이미지 패턴 적용으로 독특한 느낌을 주는 제품이다. 친환경 소재를 색칠이나 장식 등 아무런 추가 공정 없이 그대로 제품 외부에 적용했다. 올해 초 이미 iF 머티리얼 어워드에서 뛰어난 친환경 소재 처리를 인정받아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역시 삼성전자의 발광다이오드(LED) TV 9000 시리즈는 은상을 수상했다. 7.98mm의 얇은 두께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금속성 소재가 눈에 띈다. 이 밖에 미주 사용자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스마트폰 이용자체험(UX·User Experience)과 패키지 일체형 매뉴얼인 삼성 모바일 북 등 2개의 콘셉트 제품은 동상을 수상했다. 모바일 북은 새로운 전자제품 사용을 꺼리는 유럽의 노년층을 겨냥한 디자인으로 휴대전화의 작동법을 배우기 쉽게 설명서를 만들면 누구나 새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윤지홍 전무는 “디자인은 삼성전자 제품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라며 “고객의 잠재된 욕구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미적, 기능적으로 우수한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LG전자의 휴대전화 ‘미니(모델명 LG-GD880)’는 작지만 강한 디자인으로 동상을 받았다. ‘미니’는 3.2인치 화면의 풀터치폰 중 가장 얇고 작은 크기(세로 102mm, 가로 47.6mm, 두께 10.6mm)로 화면 좌우 테두리 두께를 최소화하고 버튼을 없앴다. LG전자 측은 “화려한 휴대전화 속에서 오히려 더욱 작고 간결한 역발상 디자인으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 전화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젯과 자체 개발한 브라우저 등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갖췄다. 특히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수상한 LG전자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웅진코웨이의 가습 공기청정기 ‘화로(Hwaro)’는 금상을 받았다. 제품 본연의 기능인 온풍 가습 공기청정 기능뿐만 아니라 화로처럼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로도 사용된다는 감성적인 면이 국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신선한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최헌정 웅진코웨이 디자인 실장은 “이번 수상은 친환경 기업의 속성을 디자인을 통해 구현하려 한 노력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디자인 혁신을 통해 세계 속 환경가전 브랜드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IDEA에는 올해 모두 17개 부문 32개국에서 1600여 건의 작품이 출품돼 경쟁을 펼쳤다. 시상식은 8월 7일 미국 포틀랜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동아일보 | 2010-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