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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문광부가 전자책 글꼴 제작 나선 까닭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는 한국출판인회의와 공동으로 전자출판용 글꼴을 개발해 보급한다고 12월21일 밝혔다.

문광부와 한국출판인회의가 보급하는 전자출판용 글꼴은 오는 12월26일 문광부 홈페이지와 한국출판인회의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내려받도록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전자출판용 글꼴은 2억원을 들여 만들어졌다. 사업비 중 문화부가 사업비의 90%를 지원하고 한국출판인회의가 10%를 부담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글꼴은 유니코드 기반의 바탕체와 돋움체 2가지 형태로 만들어졌다. 개발 진행은 한국출판인회의가 맡았는데 한글, 한자, 영문, 숫자, 특수문자를 제작했다. 한글은 초성 19개, 중성 21개, 종성 28개를 조합하여 1만1172자를 표현할 수 있다. 한자는 4888자, 영문은 대문자와 소문자를 포함하여 52개, 숫자는 10개, 기호는 32개, 특수문자는 986자이다. 바탕체와 돋움체 모두 3종씩(라이트, 미디엄, 볼드) 총 6종을 지원한다.

민간에 글꼴 개발업체가 있는 마당에 문광부는 왜 전자출판용 글꼴 제작에 나섰을까.

석선영 문광부 출판인쇄산업과 사무관은 “민간에서 전자출판에 맞게 글꼴을 개발하지 않아, EPUB 변환시 글짜 깨짐 현상이 있고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라며 “독자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지원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출판계가 중소 규모의 업체 위주로 꾸려져 전자출판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기 어려운 현실도 글꼴 개발 사업을 추진한 배경이라고도 덧붙였다.

전자책 시장이 전체 출판 시장에서 1~3%를 차지할 만큼 규모는 작지만, 초기 시장인 만큼 인프라 지원이 필요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출판사가 전자책 콘텐츠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을 최소화해 시장을 키우는 데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기도 하다.

현재는 전자책을 서비스하는 서점이나 출판사 어느 쪽도 글꼴을 제대로 구비하지 않는 상황이다. 전자책에서 원하는 글꼴을 구현하려면 먼저 출판사 혹은 서점이 전자출판을 위한 사용권을 사야 한다. 통상 판매 상품으로 나온 글꼴은 인쇄와 그래픽용 글꼴이라 전자출판을 위한 사용권은 별도로 얻어야 한다. 그렇다고 하여 모든 글꼴이 전자책에 쓰일 수 있는 건 아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PC처럼 글꼴을 기기 시스템에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전자출판용 글꼴은 내장(임베디드) 가능해야 한다.

민음사는 ‘스티브 잡스’를 전자출판하며 산돌커뮤니케이션이 개발한 ‘산돌SD고딕네오’와 ‘산돌SD명조네오’를 임베디드해 서비스하고 있다. 서점 쪽은 해당 글꼴을 구입하지 않았으나, 민음사쪽에서 사용권을 얻었기 때문에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전자책 서점 중에는 인터파크가 윤디자인연구소에서, 리디북스는 산돌커뮤니케이션에서 전자출판을 위한 글꼴 사용권을 구입했다.

문광부는 전자출판용 글꼴이 보급되고 출판사가 글꼴을 구입하는 비용이 약 200억원 절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간 업체의 개발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문광부는 “민간 영역에서 중복되는 부분이 있지만, 기본 서체가 만들어지면 앞으로 다양한 전자출판용 서체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clared23님이 일부 권리를 보유함)

by 정보라 | 2011. 12. 23 | 블로터 닷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