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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대만,디자인산업 육성에 ‘올인’

【타이베이(대만)=김승호기자】 지난 22일 대만 타이베이시 세계무역센터(TWTC) 난강전시장 4층. 삼성전자 노트북(시리즈 9), 디지털카메라(NX200), 웅진코웨이 공기청정기(AP-1008DH), 정수기(CHP-06DL), 파인디지털 블랙박스(CR-200HD), 루펜 음식물처리기(LF-NG), 에어비타 소형공기청정기(S-Airvita) 등 한국 기업들이 만든 제품들을 관람객들이 유심히 쳐다보고 있다.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타이베이시에 위치한 난강전시장, 송산전시장 등 세 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1 대만 국제 디자인 엑스포'를 맞아 한국디자인진흥원이 'AT&D(Advanced Technology & Design)' 및 굿 디자인(Good Design) 선정작 20여개 제품을 선보여 흥미를 끌고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 전자부품 디자인 업무를 하고 있다는 샤오위엔롱은 "노트북이 상당히 얇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에 있는 부품 등 각종 장치가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는 것이 매우 놀랍다"며 "무게도 아주 가벼워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국산 블랙박스를 눈여겨보던 라오쇼구어는 "아주 파격적으로 생긴 것 같다"며 "예전에 한국의 휴대폰을 써 본적이 있었는데 기능·품질·모양 등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면서 "디자인이 뛰어난 이 제품도 기회가 되면 하나 갖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전시장에 마련된 한국관에는 당일 관람객 총 2만7000여명 가운데 상당수가 방문, 한국 기업 제품들의 디자인에 감탄을 자아냈다.

그렇다고 대만이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디자인 선진국들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며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 디자인업계의 가장 큰 행사인 국제 디자인 엑스포를 유치, 장장 9일에 걸쳐 범국가적인 행사로 치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해는 대만 건국 10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인 동시에 디자인업계에선 국제그래픽디자인협의회(ICOGRADA)와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 세계실내건축가연맹(IFI)이 합심해 발족한 세계디자인연맹(IDA) 총회가 처음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디자인 엑스포 시기에 맞춰 IDA 세계대회도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이번 엑스포를 총괄, 준비한 대만디자인센터 토니창 센터장은 "대만 디자인 산업의 경쟁력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디자인 등 지식산업을 통해 자원이 넉넉지 않은 대만의 발전을 효과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이번 엑스포를 유치하게 됐다"면서 "실제로 이번 행사를 통해 대만 기업과 인재들의 디자인 능력을 키우고 디자인 수출, 정부의 관련 산업 집중 육성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만 디자인센터는 정부와 기업 등으로부터 연간 2억대만 달러(약 74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조직이다. 실제로 대만은 이번 디자인 엑스포를 월드컵, 국제올림픽 등과 같은 범국민적인 행사로 치르고 있다.

타이베이 시내 곳곳에서 관련 행사를 알리는 대형 광고판을 쉽게 볼 수 있었고 IDA 세계대회 첫 날엔 우리나라 독립기념관격인 장개석 기념관과 자유광장 등을 통째로 할당, 3000명에 가까운 총회 참석자들에게 저녁과 공연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전시효과뿐만 아니다. 박람회장 중 한 곳인 송산전시장의 경우 국제공업디자인전, 국제실내디자인전, 국제그래픽전, 국제공예디자인전, 아시아문화창조작품전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 이를 보려는 내·외국인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

토니창 센터장은 "대만의 디자인작품들은 올해 독일의 국제디자인공모전 중 하나인 IF에서 102개의 상을 휩쓸었고 특히 그중 7개는 금상(Gold)을 받았다. 또 레드닷에서 수상한 1007개 작품 가운데 92개가 대만 것이었다"며 "IF에서의 종합성적은 독일, 일본에 이어 전세계 3위였고 레드닷의 경우엔 아시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대만의 디자인 실력과 경쟁력은 이미 세계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자평했다.

/bada@fnnews.com

■사진설명=대만이 디자인산업 육성에 올인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시 곳곳에선 글로벌 디자인업계의 가장 큰 행사인 '국제 디자인 엑스포'가 열리고 있다. 전시장 중 한 곳인 난강전시장에 마련된 한국관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제품들을 구경하고 있다.

기사입력2011-10-27 17:18기사수정 2011-10-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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