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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짝퉁 천국' 중국의 기발한 진화오바마 프라이드 치킨에 '아이폰 5'까지…

조잡한 복제 뛰어넘어 새 기능 등 재창조수준
빠른 출시·저렴함 무기… '산자이' 제품들 봇물
美 "상표권 침해" 경고

중국 베이징에 패스트푸드점 KFC을 모방해 등장한 OFC 간판(왼쪽)과 당국이 적발한 아이폰5의 모조품. 오바마프라이드치킨의 머리글자를 딴 OFC는 KFC의 상징인 백발의 할아버지 대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로고로 했다.
'짝퉁 천국' 중국의 가짜 열풍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순히 진짜처럼 보이는 복제품 수준에서 벗어나 진품을 패러디하거나 재창조하는 '산자이(山寨)'가 유행처럼 번진다.

외관만을 복제하던 휴대폰 짝퉁은 진품에는 없는 새로운 기능까지 탑재하는가 하면 아직 출시되지 않은 유명 브랜드 제품이 먼저 시장에 나오기도 한다.


오바마, 베이징에 치킨가게 내다.

3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대학촌인 하이뎬(海淀)구 베이징청시(城市) 학원이 있는 항톈청(航天城)의 골목에 '오바마 프라이드 치킨(OFCㆍ사진)'이란 식당간판이 걸렸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 좋은 패스트푸드점 KFC의 빨간색 로고를 그대로 베낀 OFC 간판에는'켄터키 할아버지' 커널 샌더스의 얼굴 대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그 밑엔 '허풍치는 거지(吹牛逼呢吧)?'라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베이징 유행어가 쓰여져 있다. 5명의 베이징청시학원 학생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식당은 50㎡ 규모의 동네 분식집 수준으로, 8일 개업해 햄버거와 프라이드 치킨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 가게는 중국 블로그를 통해 알려지면서 4일 뉴욕포스트 등 미 언론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알 샤프턴 공화당 하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미지를 도용한 간판 사진을 본 뒤 "매우 모욕적이고 무례한 일"이라고 격분했다. KFC도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중국 KFC 관계자는 "OFC와 KFC는 무관하다"며 "명백히 KFC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으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세계 최초로 아이폰 5?

4일 애플의 신제품 발표장은 관심을 집중시킨 신형 아이폰5가 등장하지 않아 맥빠진 행사가 됐지만, 중국 짝퉁 시장에선 이미 아이폰5가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3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당국은 남부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에서 75mm 슬림형의 최신 짝퉁 아이폰5 61대를 압수했다. 광둥(廣東)성 선전에서 제작된 이 '산자이'는 대당 300위안(5만6,000원)으로, 디자인이나 마감제, 운영시스템 등에서 90% 정도 진짜처럼 보인다고 단속반원들은 말했다. 제품 뒷면에 애플 로고가 새겨진 이 짝퉁은 기존 아이폰과 달리 GPS 등 2개의 심(SIM)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데이터 네비게이션 기능까지 갖춰 일각에서는 진품보다 낫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시 관계자는 "짝퉁 아이폰5가 진짜와 비슷하지만, 터치 스크린 인식이 늦고, 카메라 화질도 나쁘다"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입력시간 : 2011.10.05 21:02:11수정시간 : 2011.10.06 10: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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