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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CAR/프랑크푸르트 모터쇼 The Best10]차의 미래, 비전과 디자인이 여기 있다

스포츠카의 아이콘인 포르셰 ‘911’을 새롭게 재해석한 차세대 ‘911 카레라’는 풀체인지 모델 중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발표 때 너무 많은 기자가 몰려들어 포르셰 최고경영자(CEO) 마티아스 뮐러가 탑승했다가 빠져 나올 때 경호원을 몇 명 더 불러야 했을 정도다. 7세대 911인 이번 911 카레라는 911의 전통에 충실한 디자인이지만 좀 더 친환경적이다. 10L도 되지 않는 연료로 100km를 주행하며, 연료 소비와 배출가스가 이전 모델들에 비해 16%까지 내려갔다.

또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일부 모델에서는 km당 194g으로 포르셰 스포츠카로서는 최초로 km당 200g 이하의 수치를 실현했다. 차체는 최신 신소재인 알루미늄-스틸 합금으로 만들어졌다.

포드의 콘셉트카 ‘이보스’는 유럽의 콘셉트 카가 판을 치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미국 콘셉트 카의 자존심을 세워준 모델이라는 평을 받았다. 한마디로 포드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디자인이 집약돼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마치 새가 날개를 펴듯 열리는 4개의 문이 독특하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800km까지 갈 수 있다고 포드는 밝혔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해 운전자가 차 안에서도 항상 클라우드 서버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푸조 ‘508 RXH’는 독특하게도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푸조의 ‘508’ 모델에서 파생됐지만 508과는 또 다른 스타일을 추구하는 508 RXH는 프리미엄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는 설명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109g에 불과하다. 2.0L HDi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로 가며 종합출력은 200마력, 최대 토크는 45.8kg·m, 공인 연비는 L당 25km에 이른다. 운전할 때 제로 배출(Zero Emission Vehicle)과 4륜구동, 스포츠, 오토의 4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전기차에 강한 르노는 업무와 여가를 동시에 고려한 다목적 상용 전기차인 ‘프렌지’를 새로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전기모터는 60마력이며 최대 속도는 시속 130km다. 리서치인모션(RIM)과 협력, 블랙베리 플레이북 태블릿을 대시보드에 장착할 수 있다.

소형차와 전기차가 주류를 이룬 이번 모터쇼의 트렌드와는 부합하지 않지만 마세라티의 ‘쿠뱅’은 스포츠카 브랜드의 새로운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받았다. ‘이탈리아의 바람’을 모티브로 한 쿠뱅은 마세라티만의 스포티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이 공존하는 고성능 SUV다.
마세라티는 2003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이 차의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한 이후로 SU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자동8단 변속기를 비롯한 서스펜션, 브레이크, 스티어링 등의 기술은 마세라티 본사의 제품개발부에서 스포츠 럭셔리 SUV 전용으로 개발되고 있다. 2014년 출시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끈 10개의 차량을 정리해보면 콘셉트카가 6대,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차가 7대, 소형으로 분류될 수 있는 차가 3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쉽게도 일본차는 한 대도 들지 못했다.

가장 눈길을 끈 차 톱10에는 선정되지 못했지만 나름의 기대와 찬사를 받은 모델도 많다. GM의 차세대 중형 세단 ‘말리부’, 메르세데스벤츠의 차세대 콤팩트카 ‘B클래스’, 서로 비슷해서 구별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는 3종의 아우디 ‘S’모델, 해치백 스타일의 BMW ‘1시리즈’ 2세대 모델, 폴크스바겐의 실험적인 성격의 1인승 전기차 ‘닐스’, 혁신적인 차세대 화학기술을 통해 차량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스마트 포비전’ 콘셉트카가 그들이다. 현대자동차가 유럽 전략 차종으로 선보인 신형 ‘i30’는 폴크스바겐 그룹의 마르틴 빈터콘 회장이 주의 깊게 살펴봐 화제를 모았다.

프랑크푸르트=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기사입력 2011-09-22 03:00:00 기사수정 2011-09-22 03:00:00 |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