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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국산차로 보는 자동차 디자인 변천사①

1950∼60년대, 해외 완성차 브랜드의 각축장…유선·경사형 디자인 인기

[정수남기자] 우리나라가 1945년 해방된 이후 본격적인 산업국가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시기는 1970년대 들어서다.

우리나라는 1950년 한국 전쟁이후 처음 10년간은 산업화 시설이 빈약했고, 이후 10년은 경공업 위주의 산업 발전이 주를 이루었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중화학 공업을 육성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는 40여년만에 세계 교역 수준이 지난 2010년 9위를 차지하면서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여기에는 조선, 반도체, 철강 등 수출 효자 품목들이 이바지 한 바가 크지만 그 중 자동차 산업의 역할을 빼놓고 우리나라 산업 발전을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3회에 걸쳐 해방 이후 자동차 디자인의 흐름을 통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① 한국, 해외 완성차 브랜드의 각축장(1950년대∼60년대)
② 차 산업 태동기-고유 모델 포니 탄생(1970년대∼80년대)
③ 글로벌 산업으로 도약(1990년대∼현재)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폐차 직전의 미군의 지프나 드리쿼터, 트럭의 부속품을 망치와 손재주만으로 두드려 맞추고, 드럼통을 펴서 차체를 만드는 조악한 수준이었다.

1955년 8월 국제차량제작주식회사가 우리나라 최조의 자동차 '시발'을 내놓으면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시발을 알렸다. 시발이란 차명은 자동차 산업의 효시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시발은 4기통 엔진에 전진3단 후진 1단의 트랜스미션을 장착했다. 시발의 디자인은 1990년초에서 1930년대 초까지 유행한 네모난 상자를 연상시키는 사각형 디자인을 지녔다. 사각형 디자인은 주행시 공기저항을 많아 받아 빠르지는 않았지만, 1886년 독일인 칼 벤츠가 가솔린 엔진을 얹은 자동차를 처음으로 발명한 이후 1890년대 말까지 주를 이루었던 마차형 차량에 비해 넓은 실내로 인기를 끌었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각축장이었다. 우선 1960년대 초 닛산의 블루버드를 베이스로 '새나라'가 출시됐다. 시발의 발목을 잡은 새나라는 군사정부가 1962년 자동차공업보호육성법을 제정, 자동차 산업 육성책에 따라 등장했으며 당시 유행한 유선형 디자인을 지녔다.

유선형 디자인은 폭스바겐 '비틀'로 대표되는 1930년대 중반부터 1940년대까지 유행한 갑충형 디자인과 상자형 디자인의 복합적인 형태를 띠었다. 말하자면 유선형 디자인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있는 보트형 디자인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새나라는 출시 1년만에 단종됐으며, 이어 1963년 신진자동차가 신성호를 내놨다. 지프엔진과 부품을 모아 수랭식 4기통 1천892cc의 재생 자동차 신성호는 55마력에 120km의 속도를 자랑한다.

1960년대에는 종전 네바퀴와 앞뒤 라이트가 차체 밖으로 튀어나온 상자 모양에서 바퀴가 차체 속으로 들어가 차체가 넓고 낮은 유선형 디자인이 주를 이루었다.

신성호 이후 신진공업사는 토요타와 기술협정으로 코로나(4기통,1.5ℓ,72마력)를 국내에 선보였다.

또 신진자동차는 1965년 토요타의 크라운을 들여왔다. 미국 차를 모방한 스타일링에 직렬 4기통, 1.9리터(ℓ) 엔진, 90마력의 힘을 가진 크라운은 컬럼 시프트 3단 수동기어를 탑재, 시속 100km까지 달렸다.

또 1960년대 들어서는 고속 주행시 차체가 들려지는 단점을 보완하고 실내 공간을 더 확대하기 위해 차량 후면부가 완만하게 경사진 경사형 자동차(Pastback Style) 스타일이 등장했다.

이 디자인은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1964년 포드의 머스탱이 출시되면서 패스트백 스타일의 정점을 찍었다. 지금도 포드 머스탱은 당시 스타일을 현대 감각에 맞춰 아직도 생산된다.

이어 국내에서는 이 같은 디자인을 표방한 현대 '포드M', '뉴크라운S', 토요타의 '퍼블리카' 등이 출시됐다.

1967년 설립된 현대자동차는 영국포드와 기술제휴로 1968년 2세대 코티나(4도어,배기량 1천598cc)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코티나로 1년여만에 5천대, 10억의 수입을 올렸다. 이어 1971년 출시된 뉴코티나는 토요타 자동차가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1974년 내수 승용차 시장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1976년까지 생산된 뉴코티나는 9년여간 3만1천450대가 팔린 베스트 셀러 카였으며, 현대차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차량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 학과)는 "1990년 초부터 상자형 디자인이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으로 자동차 디자인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히 이때부터 자동차의 편리함이 알려지면서 수요 증가로 대량생산 체제에 들어갔고, 1927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디자인 부서를 처음 설립하는 등 자동차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2011.08.06, 토 10:2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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