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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송태희기자의 명차 이야기] 마이바흐 제플린 DS 8

대공황기 독일 최상류층에 인기
트윈 캠축 기술은 지금도 적용

마이바흐 제플린 DS 8(사진 위), 마이바흐 57(사진 아래) 
 
신화는 끊임 없이 샘 솟는 에너지를 제공한다. 때로는 부활의 마법도 부린다. 60여년 만에 부활한 마이바흐가 대표적인 예다.

1921년 칼 마이바흐는 메르세데스의 수석디자이너였던 아버지 빌헬름 마이바흐에 이어 최고급 명차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자동차 생산에 뛰어 든다. 마이바흐는 대공항이 절정으로 치닫던 1930년 대 독일 최상류 층을 상대로 전성기를 구가하며 신화를 만든다.

둥근 삼각형 안에 위치한 두 개의 M자 로고가 탄생한 것도 이때다. 이 두 개의 M자 로고는 '마이바흐 자동차'라는 뜻의 독일어 '마이바흐 모터렌바우(Maybach Motorenbau)'의 약자다.

당시 대표 모델은 마이바흐 제플린 DS 8(좌측 사진). 5.5 리터, 12기통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00마력, 최고 시속 170㎞를 자랑했다. 당시로서는 믿기 어려운 성능이다.


이 모델은 기술적으로도 근대 자동차의 기준이 됐다. 알루미늄 엔진을 장착하고, 트윈 캠축을 사용했는데 이 기술은 오늘날 자동차 제작에도 적용된다. 마이바흐는 독일에서는 최고의 차로 인식됐지만, 경영난 끝에 1,800여대만 생산하고 1941년 문을 닫았다.

이로부터 60여년이 지난 2002년 메르세데스-벤츠가 마이바흐를 부활시킨다. 최고급 차 분야에서 BMW 그룹의 롤스로이스와 폴크스바겐 그룹의 벤틀리에 대항마를 찾기 위해 고심하던 중 마이바흐를 생각해낸 것.

현재 마이바흐는 칼 마이바흐의 창업 정신을 살려, 전 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하루 3대 정도만 생산되며 제작기간은 5~6개월에 달한다. 주문자의 취향만 연구하는 전문가 12명이 세계의 부호를 찾아 다니고 있다.

현재 국내 판매중인 마이바흐 57(우측 사진) 모델의 가격은 기본형이 최소 5억7,000만원, 마이바흐 62 모델이 8억5,000만원 수준이다. 배기량은 5,513㏄, V형 12기통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551마력, 최대토크 91.7kg.m를 자랑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대기업 회장들이 주로 애용하고 있다. 대기업 오너의 차를 운전했던 한 기사가 벤츠600시리즈를 몰다가 마이바흐로 바꾼 뒤 "벤츠는 차도 아니다"고 말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마이바흐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bigsmile@hk.co.kr    

입력시간 : 2011/07/20 02:35:34  수정시간 : 2011/07/20 13: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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