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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람보르기니 꿈꾼다…트랙터도 이제 디자인

'무한 변신' 국산 트랙터 세계서 러브콜
자동차 디자인 도입, 자동변속·도구 48종, 냉·온장고 장착 등 만능도우미 변신
해외 주문 밀려 LS엠트론 24시간 풀가동

LS엠트론의 플러스트랙터

세계 제2차대전이 끝나고 1949년 이탈리아에서 ‘람보르기니 트락토라체’라는 이름의 트랙터 업체로 시작해 세계 최고의 스포츠카 브랜드가 된 람보르기니.

세계 최고의 스포츠카를 만드는 기본기는 다름 아닌 시골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농기계 트렉터 기술이었다. 당시 최고의 스포츠카 업체인 페라리 사로부터 트랙터나 만드는 업체라는 오명을 들은 람보르기니 사는 결국 굴곡의 경영사를 거치며 현재는 독일 폴크스바겐사로 인수돼 금세기에는 페라리를 능가하는 성능의 최고 스포츠카 업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기적이 한국에서도 조심스레 꿈틀거리고 있다. 현재 전세계 트랙터 시장에서 가장 각광 받는 트랙터는 ‘Made in Korea’ 트랙터다.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트랙터를 만드는 LS엠트론의 전북 전주공장은 요즘 24시간 완전 가동이다. 고객은 대부분 국내 보다는 해외 고객들이다.

생산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해 대기하는 해외구매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덕분에 이 회사의 트랙터 매출은 2009년 1759억 원에서 지난해 2641억 원으로 뛰었고 올해는 3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LS엠트론은 LG그룹에서 분가한 LS그룹 계열사다. 1983년 한국중공업으로부터 트랙터 사업부문을 인수했지만 재래식 농기계 이미지가 강해 20년 이상 홀대를 받아오다, LS그룹으로 분리된 뒤 2008년 LS엠트론 설립과 함께 사업이 본격화됐다.

LS엠트론의 트랙터의 인기 비결은 디자인이었다.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대접(?)을 받는 것은 단순한 ‘성능개선’ 뿐만 아니라 ‘디자인 차별화’ 역시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LS엠트론 역시 트랙터 특유의 투박한 외양을 벗겨내고 자동차 디자인을 도입한 결과, 단순히 밭만 가는 도구가 아닌, 자동차처럼 멋스런 기계가 됐다.

실용도도 좋아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는 이 기계에 어떤 도구를 부착하느냐에 따라 논밭도 갈 수 있고, 골프장 잔디도 깎을 수 있고, 심지어 추운 지방에서는 썰매를 끌 수도 있다.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은 모두 도맡아 할 수 있는 ‘만능 도우미’인 셈이다. 부착 가능한 도구종류만 무려 48종에 달한다.

글로벌 트랙터 시장은 지난해 125만대, 50조원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다. 특히 작물을 생산하는 곳이라면 트랙터를 쓰지 않을 수가 없는데, 미국이 주로 생산하는 높은 마력의 대형 제품은 대당 1억원을 호가한다. LS엠트론이 만드는 90마력 이하의 중소형 제품은 5000만원 가격대로 반값이다.

하지만 아이디어만큼은 세계 최고로 기발하다. LS엠트론의 신모델 ‘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트랙터에 자동변속기를 달아 여성 운전자들까지도 손쉽게 다룬다.

운전석 한 켠에는 전세계 트랙터 중 유일하게 소형 냉ㆍ온장고도 부착했다. 일 나갈 때 필요한 음식물과 음료수 등을 때로는 시원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 외국인들에게 특히 인기다.

올해 한국 트랙터 업체들의 신시장은 중국이다. 중국의 트랙터 시장은 국내 10배인 20만대 규모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작지만 인도와 더불어 무섭게 성장하는 곳이다. 중국을 발판으로 람보르기니의 기적을 일궈낼 수 있는 아시아 최고의 트랙터업체가 가다려지는 이유다.

헤럴드생생뉴스/ onlinenews@heraldm.com  2011-07-06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