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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현대차도 놀란 쏘나타의 추락, 디자인 탓?

쏘나타의 추락… 12년 제왕이 5위로 밀려

국내 상반기 판매량, 기아 K5(하이브리드 차량 포함)에도 첫 추월당해… 너무 화려한 디자인이 발목
40~50代 부담느껴 그랜저로… 국내 차 시장 다양화 반영

1999년 이후 12년간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판매 1위를 고수해왔던 현대자동차의 쏘나타가 올 상반기 판매 5위로 주저앉았다. 영원한 베스트 셀링카일 줄 알았던 쏘나타의 추락에 대해 현대차측도 놀라고 있다.

쏘나타의 부진은 경쟁 차종의 새로운 등장에서 비롯됐다. 경쟁 차종인 기아차의 K5(하이브리드 차량 포함)가 올해 처음으로 누적 판매량에서 쏘나타를 제치고 4위를 차지했다. 3위인 기아차의 신형 모닝과는 격차가 1만4000대 가까이 벌어져 있다. 이 상황이 지속할 경우 쏘나타가 올해 13년 만에 판매 1위를 아반떼나 그랜저에 내주는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는 게 시장 관측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쏘나타의 추락은 디자인 때문(?)

올 상반기 국내시장 판매량에 따르면 신형 쏘나타는 올해 상반기 4만818대가 팔려 국내 시장 5위를 기록했다. 5월까지는 누적 판매량 4위를 지켰지만 지난달 6537대의 판매 부진으로 상반기 판매량에서 기아차 K5(하이브리드 차량 포함)에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쏘나타는 월별 판매량에서도 지난해에 비해 큰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월 판매량은 최소 7831대(8월)~1만4575대(3월)였지만 올해는 5982대(5월)~7867대(3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달의 판매량이 지난해 가장 적게 팔린 달의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쏘나타의 추락'에 대해 "디자인이 발목을 잡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나치게 화려한 디자인으로 모험을 걸었지만 소비자 반응은 거꾸로였다는 지적이다.

실제 2009년 9월 소나타 출시 때 차량 앞쪽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삼엽충' 같다는 소비자들 지적이 많았다. 결국 이 삼엽충 그릴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때 6각형 모양의 새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또 지난해 디자인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K5가 쏘나타시장을 잠식했다는 평가도 많다. 현대차측은 "디자인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쏘나타 판매량이 올해 6000~7000대 이어지는 것은 결코 나쁜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쏘나타

쏘나타의 부진. 진단과 분석은 아직 엇갈린다. 다만 '고유가 등 자동차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누구나 동의한다. 올 상반기 계속된 고유가로 쏘나타(2.0모델 13㎞/L)보다 공인 연비가 좋은 신형 아반떼(1.6GDi모델 16.5㎞/L)나 신형 모닝(19㎞/L)이 인기를 끌었다. 아반떼와 모닝은 올 상반기 각각 6만3414대, 5만4527대가 팔려 판매 순위 1·3위를 차지했다.

또 지난 1월 출시된 신형 그랜저가 2월부터 5개월 연속 월 판매량 1만대를 넘기며 꾸준한 인기를 얻는 것도 한 요인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쟁업체 관계자는 "화려한 쏘나타의 디자인이 부담스러운 40~50대 고객이 성능이 우수하고 연비도 크게 나쁘지 않은 신형 그랜저로 눈을 돌린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쏘나타의 부진은 중형차가 부진하고 경차·소형차와 준대형차 이상이 많이 팔리는 자동차시장의 상황을 반영한다"며 "고유가 등의 요인과 그랜저의 신차효과가 계속되는 한 향후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한국 기자 korejung@chosun.com

기사입력 : 2011.07.0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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