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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추억을 팝니다" 복고풍 디자인 열풍

출시 당시 이미지 넣어 포장 바꾸고 한물간 모양 되살리고
현대적 감성 접목… 중장년 공략 나서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위 사진은 CJ제일제당 '다시다' 의 기존 포장(왼쪽)과 새로 출시된 포장의 모습. 아래는 PN풍년 '스위트 레트로 프라이팬'

유통ㆍ패션업계에 '레트로(retroㆍ복고풍) 디자인' 바람이 일고 있다.

레트로 디자인은 화려했던 과거를 추억하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승화한 콘셉트. 여기에는 1970, 80년대 스타일을 오늘날의 현대적 감성과 접목시켜 따뜻하고 편안한 이미지와 느낌을 창조, 20대 젊은 층부터 40,50대 소비자들까지 모두 아우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초 자사의 대표 제품인 '다시다'의 디자인 컨셉트를 전면 교체했다. 1975년 첫 출시부터 한결같이 이어온 실사 중심 이미지와 강렬한 붉은색 조합으로 꾸며진 포장을 36년 만에 새롭게 바꾼 것. 새로운 포장은 첫 출시 당시 제품 이미지를 전면에 넣음과 동시에 다시다를 상징하는 광고카피인 '고향의 맛'과 "그래 이 맛이야"라는 문구를 전면에 배치했다.

그러면서도 글씨체와 바탕색은 기존의 강한 붉은 색에 새롭게 파스텔톤을 가미해 세련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CJ제일제당은 "최근 20, 30대 젊은 주부층이 주요 소비자의 한 축으로 부상하면서 전통적인 40대 이상 기존 고객층과 신규 고객층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전면적인 변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일명 '카세트케이스'라 불리는 아이폰4의 케이스 '아이테이프'(itape)도 디자인에 레트로 개념을 접목시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 이 케이스는 최첨단 스마트폰 중 하나인 아이폰의 액세서리에 이미 '한물 간' 카세트테이프 디자인을 결합시켰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1980, 1990년대 MP3가 보급되기 전에 카세트로 음악을 듣던 세대들에게 추억을 불러 일으킨 것. 여기에 소재를 실리콘으로 처리해 생소한 느낌과 부드러운 촉감을 준 것도 성공요소로 꼽힌다.

이밖에 조리 중인 음식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무조건 검은 색을 사용하던 주방용품인 프라이팬의 안쪽 면에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크림화이트, 소프트핑크 등의 색을 적용해 젊은 층에게 어필한 PN풍년의 '스위트 레트로 프라이팬'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레트로 현상은 제품의 리뉴얼을 원하는 업체들과 추억을 향유하고픈 소비자들의 욕구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출시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제품의 경우 세련미를 더해 기존 시장지배력은 잃지 않으면서도 신규고객까지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레트로 이미지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레트로 열풍이 일반제품에서 여성들의 패션, 심지어는 자동차 외장 디자인 등에도 적용되고 있는 추세"라며 "세대간 격차가 줄고, 유행이 수시로 바뀌는 사회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레트로 디자인도 계속 주목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1/06/23 02:3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