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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국내 첫 와이브로폰` 대만에 뺏겼다

세계 최초 상용화 해 놓고도 `계륵` 취급…HTC가 선수쳐     
삼성, 미국 등엔 수출하면서 국내 출시안해

 
4G(4세대) 기술로는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진 와이브로용 스마트폰이 국내에 상륙했다.

우리가 5년 전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를 상용화해놓고도 업체간 이해관계와 정부의 정책부재로 갈팡지팡하고 있는 사이 외국업체에 뒤늦게 안방을 내주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닦아놓은 초고속 무선인터넷 고속도로에 외제차가 먼저 질주하는 셈이다.

13일 대만 스마트폰 전문업체인 HTC는 내달 1일 와이브로 이동통신을 탑재한 안드로이드스마트폰인 `이보4G플러스'를 KT를 통해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보4G플러스는 HTC가 최초로 글로벌 시장이 아닌 국내 단일 시장을 겨냥해 개발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1.2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4.3인치 디스플레이, 후면 800만 화소, 전면 130만 화소 카메라 등 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췄다.

HTC는 이 제품을 통해 와이브로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HTC는 그간 미국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에 와이브로 스마트폰을 공급,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HTC는 스마트 혁명을 맞아 단말기제조사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이보4G플러스 출시는 와이브로 최초 상용화국에서 토종기업들을 제치고, 와이브로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내 제조사들은 얼마든지 제품을 출시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미국 스프린트에 갤럭시S 에픽4G, 넥서스S4G 등 다양한 와이브로 스마트폰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는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은 와이브로 망을 유일하게 구축한 KT에 단말기를 공급할 경우 다른 사업자에게 미움을 살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와 팬택 역시 LTE에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와이브로 스마트폰은 해외에서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 스프린트는 삼성전자와 HTC 등 다양한 제조사들과 협력해 프리미엄 라인업 스마트폰 라인업에는 대부분 와이브로를 탑재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 에픽4G, 넥서스S 4G는 물론 HTC 이보4G 등은 소비자들의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스프린트 4G부문 매튜 카터 사장은 "와이브로 스마트폰이 주는 4G 초고속 무선인터넷의 사용자 경험이 우수해 이용자들로부터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와이브로 탑재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HTC가 스프린트에 공급한 이보4G는 첫 날 판매량에서 이 회사 역대 단말기 중 최고를 기록하며 미국 전역에서 매진 사태를 빚은 바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70여개 국가에 와이브로를 수출했다. 이들 국가가 음성서비스까지 탑재할 경우 와이브로는 4G의 대표적인 기술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IT코리아'의 위상을 유감 없이 입증할 절호의 기회를 날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KT의 와이브로 폰이 성공을 거두고, 와이브로 사업자인 제4이통사가 선정될 경우 와이브로 위상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HTC는 와이브로 스마트폰과 더불어 출시예정인 태블릿PC `플라이어4G' 역시 와이브로를 탑재하기로 했다. 이 제품은 7인치에 정전식 터치 펜을 제공한다.

박지성 기자 jspark@dt.co.kr | 입력: 2011-06-13 20:28
[2011년 06월 14일자 1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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