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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문고리에 내려앉은 디자인

원래 문이라는 것이 지나쳐 가는 것이기에 거기에 달린 손잡이에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나날이 변화하는 건축과 달리 문고리 디자인은 그 자리에 머물러 왔다. 이탈리아의 도어 및 창호 제작업체인 콜롬보 디자인(Colombo Design)은 현대적인 건축에 걸맞는 현대적 감각의 문고리를 위해 이탈리아의 디자인매거진 디자인붐(Designboom)과 함께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출처 | designboom(www.designboom.com)


콜롬보 디자인과 디자인붐이 함께 진행한 핸즈 온 도어 핸들(hands on door handles)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는 103개국에서 6209명이 참여하여 각자의 디자인을 뽐냈다. 공모전 요강이 ‘전시용이 아닌, 매일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었던 만큼 수상작들은 기발한 디자인보다는 실용성에 중점을 맞췄다.

사실 손잡이 디자인에는 제약이 많다. 일단 건축시 안전 기준을 따라야 하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크기여야 한다. 그리고 문 제작업자들이 설치하기 편리하게 만들어야 널리 사용될 수 있다. 이런 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손잡이가 들어갈 구멍의 크기, 문의 두께 등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콜롬보 디자인의 임원들, 산업 디자이너, 건축가, 디자인붐 편집장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이 때문에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화려한 디자인을 배제했다. 대신, 위의 조건들을 고려한 프리스타일의 디자인 부문을 따로 만들어 시상했다.

그 결과, 대상의 영광은 독일의 독일의 알렉산더 호프팔트(alexander hoffart)와 이탈리아의 마티아 알바치니(mattia albicini), 불가리아의 클리멘트 이바노프(kliment ivanov)에게 돌아갔다.

알렉산더 호프팔트의 ‘GROW’는 묵직한 질량감이 느껴지는 매끈한 문고리를 보여준다. 알렉산더는 “처음에 grow를 보면 즉시, 본능적으로 어떻게 이것을 사용하는지 알 것”이라며 모두가 편하게 쓸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에 중점을 뒀음을 강조했다. 조금 평평하게 디자인된 윗면은 사용자가 쉽게 손잡이를 누를 수 있게 하고, 앞면을 일자로 깎아 엄지손가락이 자연스럽게 위치하도록 했다. 황동재질에 무광택의 크롬으로 마감해 주변 물체들이 손잡이에 반사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마티아 알바치니의 ‘Concept MA1’ 역시 심플하지만 인체공학적인 설계를 보여준다. 앞면만 보면 평평하지만 위에서 바라보면 엄지손가락이 대어질 정면부는 움푹 들어가있고, 손바닥이 감싸 쥐는 고리 뒷면은 볼록하게 디자인되어있다. 이 설계는 사용자에게 편안한 그립감을 선사한다. 
 


클리멘트 이바노프의 ‘Glow stripe’는 말 그대로 야광 줄무늬가 들어간 손잡이다. 그는 빛이 새어나오면 잠이 깨는 아내 때문에 매번 암흑 속에서 손잡이를 찾아 더듬거리던 중, 아이들의 야광 배지장난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크롬으로 도금한 손잡이에 야광 초록색의 얇은 줄을 붙인 이 디자인은 어둠 속에서 말 그대로 ‘빛을 발한다’.


심사위원 특별 프리스타일 상은 심플한 디자인의 본상과는 달리 새가 지저귀는 모습을 감성적으로 표현한 토모 기무라(Tomo Kimura)의 ‘twitts’에게 돌아갔다.

대상을 수상한 3명에게는 각각 현금 3천 유로가, 프리스타일 수상자에게는 천 유로가 주어졌으며, 모든 수상자에게는 앞으로 각자의 디자인이 콜롬보 디자인의 카달로그에 실리고 실제 생산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201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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