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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삼성미술관 로댕갤러리, '플라토'로 이름바꿔 3년만에 재개관

갤러리 공간에 대해 재해석한 '스페이스 스터디' 전 열어 

▲ 플라토 전시장 설치 작품 전경. ⓒ2011 CNB뉴스  
 
2008년 5월 사진가 김아타 전을 마지막으로 삼성 특검의 여파로 3년 간의 긴 침묵에 들어갔던 로댕갤러리가 이름을 '플라토’(PLATEAU) 로 바꾸고 전시도 과거 로댕 갤러리 공간에 대한 14명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으로 역사와 전시공간을 재해석하는 작품들로 꾸몄다.

지난 4월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의 복귀와 더불어 플라토의 개관 그리고 신세계의 제프쿤스아트마케팅으로 삼성가의 미술관 사업이 다시금 정상 궤도를 밟게 되었다.

2일 삼성미술관 리움 홍라영 총괄부관장은 “99년 개관 이후 10년간 도심에서 문화 오아시스 역할을 해왔던 로댕갤러리가 플라토(PLATEAU)라는 이름으로 재 개관했다” 며 “다시 출발하는 자세로 국내외 현대미술을 적극 수용하여 동시대 미술의 변화를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 스터디’(Space Study)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재 개관전에는 14명의 작가들이 과거 로댕갤러리가 가졌던 위상과 공간의 의미를 작가들의 작품으로 표출하는 전시로 구성되었다.

플라토 측은 “전시 공간이 설치, 조각, 사진, 비디오 등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새롭고 가보고 싶은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전시는 7월10일까지 진행된다.

왕진오 기자 / 2011-05-02 19:59:25  ▲ CNB뉴스,CNBNEWS ,씨앤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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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연등 만발하니, 연못인가 사원인가'
플라토 개관전시, <스페이스 스터디>전, 작가 14명의 작품 38점 전시


'플라토' 전시장 홀에 전시된 김수자의 <연꽃:제로지대>는 도심속 자연이자 사원이다. 천정에 6개의 동심원을 이루며 설치된 384개의 연등은 자연조명창에 투과된 햇빛을 받아 연못 위에 핀 연꽃처럼 눈부시게 빛나고, 익숙한 듯한 성가가 넓은 홀에 웅장하면서도 은은하게 울려퍼진다. 이곳이 연꽃핀 호수가 있는 야외 정원인지,장엄한 사원인지 분간이 안간다. 티벳불교와 이슬람,그레고리안 성가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관객들은 종교의 세계로 깊이 빠져든다. 옴 마니 반메훔, 옴 마니 반메 훔...

플라토는 로댕갤러리의 새 이름이다. 1999년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빌딩옆 건물에서 문을 연 로댕갤러리는 로댕의 <지옥의 문>과 <깔레의 시민>을 상설전시하면서 관심을 끌어왔고, 한 때 문을 닫았다가 5월 5일'플라토'(고원을 의미)라는 이름으로 재재관한다.삼성미술관이 운영하는 플라토는 재개관 기념전시로 <스페이스 스터디(space study)>전을 연다. '공간 연구'라는 전시제목이 말해주듯이 이번 전시는 새로 개관하는 미술관이 가야할 방향이 어디인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전시를 기획한 안소연 큐레이터는 "장소와 공간은 미묘한 차이가 있다. 장소는 경험과 지식에 길들여진 곳으로 안정감을 주는 반면, 공간은 미지의 세계이자 추상의 세계로 위협적이긴 하지만 자유로움을 준다.'플라토' 재개관은 익숙한 장소이자, 낯선 공간으로서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벽면에 설치된 정재호의 대형사진 작품<메타모포시스 (탈바꿈)>에는 '로댕 갤러리'문구가 적힌 갤러리 풍경이 담겨 있다.그 입체감으로 인해 평면의 사진이 3차원의 공간으로 느껴지면서 관객의 몸은 지금 플라토에 발을 딛고 있지만 ,관객의 의식은 과거에 존재했던 '로댕 갤러리'에 다다라 그곳을 낯선 풍경으로 대하고 있는 것이다. 2차원 공간이 3차원이 바뀌고, 현재의 공간이 먼 과거의 낯선 공간으로 탈바꿈하니 전시의도와 딱 맞아떨어진다 하겠다. 인상의 원근법에 의해 맞딱뜨린 '플라토'는 크게 보이고, '로댕갤러리'는 낯설게 느껴질만큼 기억의 저편으로 가버린 것이다. 너무 잊혀진 과거에 우리는 '망각의 눈물'을 흘려야 할지도 모른다.

안규철의 영상 작품 <식물의 시간>은 관객을 도심의 번잡함에서 잠시 벗어나 고요함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두개의 화면중 오른쪽 화면은 푸르고 큰 이파리가 자라는 장면이 담겨있고, 왼쪽 화면에는 남자가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가 하면 물구나무를 서는 등 동적인 장면이 담겨 있다. 인간이 운동을 하고 음악을 즐기면 평정을 찾고자 발버둥을 치지만, 아무려면 식물이 자라는 시간만큼 여유가 있을까? 잠시도 돌아보지 않고 앞만보고 달리는 현대인에게 자기를 되돌아보는, 느림의 삶을 살아보라고 권유하는 것 같다.

박준범의 <들어가보지 못한 방>은 뭔가 제 때에 바로 정리하지 않으면 헝클어지고 마는 현대인의 기계적 삶을 비유하고 있는 듯하다. 3개의 화면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구획된 방안에 각설탕처럼 쌓인 물건들을 쉼없이 핀세트로 집어 옮겨서 정리하는 인간의 모습이 담겨 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부품신세까지는 아닐지라도, 쉴새 없이 뭔가를 정리해야 하는 모습은 인간이 아니라 로봇을 보는 것 같다. 인간의 의지가 개입되지 않은 작업은 기억력을 떨어뜨린다고 하는데, 정말 깡통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전시기간:5.5-7.10
1577-7595/www.plateau.or.kr

2011-05-02 19:48 CBS문화부 김영태 기자 grea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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