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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흰색 스마트폰 제조… 애플, 못한다… 팬택은 한다

근접센서 문제·도색 어려움… 애플, 사실상 생산 포기…
팬택은 독자노하우로 만들어…

작년 6월 미국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4' 발표무대에서 2개 모델을 공개했다. 하나는 검은색, 다른 하나는 흰색이었다. 흰색 아이폰4는 뒷면만 흰색이었던 아이폰3와 달리 앞면까지 새하얀 모습이었다. 잡스는 "검은색 모델이 먼저 출시되고, 흰색도 곧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1년이 다 돼가도록 흰색 아이폰4 출시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왜일까.

애플의 공동창업자 출신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기다리다 못해) 아이폰4를 직접 흰색으로 개조해봤더니 근접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기능상의 문제로 흰색 아이폰4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근접 센서는 전화를 하기 위해 얼굴을 전화기에 갖다대면 액정화면을 자동으로 꺼주는 역할을 한다. 이 센서는 빛의 밝기를 측정해 얼굴의 접근 여부를 판단하는데, 흰색은 검은색보다 반사율이 높기 때문에 센서가 오작동을 일으켰다는 것이 워즈니악의 분석이다.

▲ 팬택이 개발한 '베가S'.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흰색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팬택은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 5종 모두 흰색 모델까지 만들었다.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 '베가S'도 흰색과 검은색을 동시에 출시했다.

애플이 못하는 것을 국내 기업은 어떻게 하는 걸까. 팬택 전현우 선임연구원은 "근접 센서 외에도 생산 방식과 제조 기술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아이폰4의 앞면 유리에 직접 흰색 컬러를 칠하고 본체에 붙인다. 이 방법은 두께를 줄일 수 있지만, 색이 균일하게 나오기 어렵다. 팬택은 미리 흰색을 칠한 필름을 유리에 붙이는 방식으로 하얀색을 구현한다.

또 하얀색을 내려면 검은색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양의 페인트를 써야 한다. 페인트층이 두꺼워질 경우 기포가 생기기 쉬운데, 이를 해결하려면 고도로 정밀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애플의 아이폰4를 위탁생산하는 중국 제조업체 폭스콘은 아직까지 이 정도의 제조기술이 축적돼 있지 않다고 국내 업체들은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랜 시간 정밀 제조업으로 쌓아온 노하우에 힘입어 흰색 스마트폰을 만들어 낸다는 설명이다.

이인묵 기자 redsox@chosun.com 입력 : 2011.03.2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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