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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브랜드의 역사가 브랜드를 만든다

아우디·벤츠·BMW만의 독특한 그릴…소비자 공감 얻는 아이콘으로 작용    
 

독일군 기동차량으로 쓰인 1936년형 반더러.

자동차 앞모습은 전방을 비추기 위한 헤드램프와 엔진을 냉각시키기 위한 라디에이터 그릴 등 다양한 부품들의 결합이다. 이런 기준으로만 본다면 사실상 모든 자동차 앞모습은 같은 형태여야 한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논리는 기능주의 미학에서 진리였다. 그러나 반대로 기능이 같다면 `모든 제품의 형태는 같은가`라는 물음에 해답을 주지는 못한다.

오늘날 디자인에서는 `형태는 유희를 따른다(Form follows fun)` 혹은 `형태는 감성과 이미지를 따른다(Form follows feel & look)`고 이야기한다. 설령 기능이 같다고 하더라도 각 제품이 가진 감성이나 이야기가 다르다면 형태는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제품이 가진 이야기란 무엇을 의미할까? 다름 아닌 그 제품의 브랜드가 가진 역사다. 
 

1933년형 BMW303 모델.

벤츠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여지는 벌집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바로 벤츠가 자동차 역사상 최초인 1900년부터 쓰기 시작한 수랭식 라디에이터를 이야기해 주는 아이콘이다. BMW의 콩팥처럼 두 개로 나뉜 키드니 그릴(kidney grille)은 처음으로 6기통 엔진을 적용한 303모델을 차별화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아우디 모노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은 1930년대에 고성능으로 개발돼 2차대전 중에 독일군 기동차량으로 쓰인 반더러(Wanderer) 모델의 방패처럼 생긴 라디에이터 그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브랜드의 역사와 이야기를 보여준다.

앞으로 디자인은 그것이 자동차가 됐든, 디지털 제품이 됐든지 간에 단지 번듯하고 무난하게 균형 잡힌 디자인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수많은 제품이 홍수를 이루는 가운데 개별 제품의 특징일 수도 있고 혹은 브랜드 전체적인 특징일 수도 있는,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제품 특징, 그리고 그것이 소비자에게 공감을 얻기 위한 감성적 요소와 결합된 소프트웨어 형태로 `아이콘`화한, 디자인으로 등장할 것이다.

기사입력 2011.02.14 15:04:43 | 최종수정 2011.02.15 09: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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