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패션

스와로브스키의 또다른 유혹, 유러피안 감성의 클래식 패션

[커버스토리]스와로브스키의 또다른 유혹, 유러피안 감성의 클래식 패션

‘2011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의 하이라이트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 남성 클럽’ 행사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한 톱 브랜드들의 ‘반짝이는’ 남성용 제품들. 왼쪽부터 ‘보르살리노’ 중절모, ‘디오르 옴’, 넥타이, ‘프링글 오브 스코틀랜드’ 니트, ‘페라가모’ 구두. 사진 제공 스와로브스키

15일 크리스털 회사인 스와로브스키는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 남성 클럽’에 초대를 했다.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는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 소재를 일컫는 말이라지만, 도대체 남성 클럽은 뭐지?

이날 밤 초청장에 적힌 주소를 찾아갔다. 18세기 성(城)이었다는 ‘팔라초 클레리치’다.

널찍한 정원에 검은색 빈티지 승용차가 세워져 있었다. 이 클럽의 서곡이다. 나선형의 계단을 올라 건물 안에 들어서니 포켓볼을 즐기는 남자들이 보였다. 오페라극장을 연상시키는 널찍한 응접실에서는 노장들의 재즈 라이브 공연이 열렸다.

곳곳에서 남자 모델들이 다양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 장식의 ‘에르메네질도 제냐’ 옷을 입은 남자는 소파에 기대 앉아 위스키를 마시고 파이프 담배를 피웠다. 반짝이는 ‘발리’ 가방을 들고 골프를 치러 가는 남자, 크리스털을 단 ‘마르니’ 구두와 ‘잔프랑코 페레’의 양복 차림으로 트럼프 게임을 하는 남자….

평범한 남자라면 크리스털 패션에 대해 “밤무대 패션” 또는 “게이 패션”이라며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 스와로브스키와의 협업엔 평소 야한 디자인의 ‘로베르토 카발리’뿐 아니라 모범생 이미지의 스코틀랜드 니트 ‘프링글 오브 스코틀랜드’, 이탈리아 고급 클래식 ‘브리오니’ 등 15개의 톱 브랜드가 참여했다. 이들이 표현한 남자의 ‘블링블링’(반짝이는) 로망은 미녀와 즐기는 카지노, 비즈니스 토크, 탭댄스, 색소폰, 자전거….

스와로브스키 남성 클럽은 평소 존재하는 클럽이 아니다. 스와로브스키가 이날 하루 팔라초 클레리치를 빌려 진행한 이벤트였다. 왜? 
 
마커스 람페 스와로브스키그룹 부사장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라고 명쾌하게 말했다. “미래 예측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는 트렌드 전문 분석 부서에서 새로운 시장이 도출됐죠. 남자. 구체적으로는 ‘유러피안 감성의 클래식 패션을 소비하는 남자’입니다.”

치열하게 살수록 기본으로 돌아가고 싶은 건 회귀본능이다. 숨통을 틔우고 싶은 욕구도 있다. 스와로브스키는 이런 남자를 ‘미스터 클래식’이라고 이름 지었다.

미스터 클래식은 △로맨틱하고 복고적 성향 △여행 마니아 △지적 엘리트 △비즈니스 등의 특징이 있다. 블랙 다이아몬드색, 라이트 토파즈색 등을 좋아하며 모자와 클래식한 구두 등 빈티지 액세서리를 즐긴다. 평소엔 회색과 베이지색의 고급 소재 옷을 입고, 이브닝웨어로는 턱시도에 나비넥타이를 맨다.

1895년 설립돼 5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스와로브스키는 소재 사업부와 완제품 사업부로 나뉘어 120여개국에서 지난해 22억5000만 유로(약 3조1500억 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최근엔 고급 요트 인테리어 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인다.

‘클래식하고 엘리건트한 남성 패션 시장에 하루 속히 침투하라’. 오스트리아에 본사가 있는 스와로브스키가 이탈리아에서 이색적 행사를 연 것은 ‘2011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의 스포트라이트 효과를 노린 측면이 있다.

밀라노=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동아일보 | 2011-01-21 03:00  2011-01-2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