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시각

[디자인 홀릭]

[디자인 홀릭] 무슨 쓰레기봉투가 이렇게 귀엽답니까
[디자인 홀릭] 토끼모양 '매너백'


일본에선 요즘 '토끼 한 마리 집으로 데려가기 운동'이 한창이다. 이 캠페인의 본래 이름은 '쓰레기봉투로 예술하기(Garbage bag art work)'. 얼핏 들으면 거창한 행위예술이 떠오르지만, 그 안엔 소박하고 귀여운 아이디어가 숨 쉰다.

 2008년 일본 광고회사 'MAQ'는 쓰레기 버리는 곳을 근사한 예술작품처럼 꾸미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회사의 디자인 총감독 야마시카는 "도시 곳곳에 쓰레기가 쌓인 걸 보면 우울해진다. 하지만 예쁘게 그림이 그려진 쓰레기봉투라면 차곡차곡 쌓인 모양만으로도 눈을 즐겁게 할 수 있다고 믿고 프로젝트를 꾸몄다"고 말했다.

봉투엔 크리스마스트리, 바다를 헤엄치는 푸른 고래 등을 그려넣었다. 사람들이 여기에 쓰레기를 담아 하치장에 쌓아두면 그것만으로도 볼거리가 생기는 셈.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일본 특정 지역에선 쓰레기를 버릴 때 규격 봉투만 사용해야 한다는 게 문제였다. 디자이너들은 다시 머리를 굴렸고, 이번엔 '러브 잇 매너백(Love-it manner bag)'을 만들었다. 디자인은 간단하다. 일반 비닐봉투에 점 두개와 ×표 하나만 그려넣었을 뿐이다. 양 손잡이를 묶으면 이 비닐봉투는 영락없는 토끼 모양이 된다. 이들은 외출할 때 이 봉투를 갖고 나갔다가 쓰레기가 생기면 담아서 집으로 가져가자고 제안했다.

반응은 폭발적. 아이들이 먼저 쓰레기를 주워담고는 "토끼 친구를 집으로 데려가자"고 말하기 시작했고, 네티즌도 이 운동에 앞다퉈 동참했다. 자전거, 자동차 짐칸 등에 '토끼 가방'을 싣고 가는 모습을 사진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MAQ측은 "쓰레기장이나 봉투를 디자인하는 걸 넘어, 각자 쓰레기를 집에 가져가는 행위 자체를 디자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
조선일보  입력 : 2010.06.04

[디자인홀릭] 생수병 '오'

 "소품용으로 딱" "예뻐요"… 빵 사러 갔다 물병도 샀다
생수병인데 특이하게 생겼다. 아기 젖병 같기도 하고, 알약처럼도 보인다. 파리바게뜨가 지난 3월 말 출시한 생수 '오(EAU)'. 남다른 포장 덕에 요즘 서울 강남역 매장에서만 매일 하루 50병이 넘게 팔리는 상품이다. 이미 수많은 블로거들이 이 생수병에 대한 각종 품평을 올려놓았다. "빵 사러 갔다가 예뻐서 같이 사버렸다" "가방 속 소품으로도 쓸 수 있겠다"….

병을 디자인한 사람은 산업디자인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로 꼽히는 이집트 출신의 카림 라시드(Rashid). '국적 불명', '경계모호'라는 트렌드를 제품에 그대로 반영해 온 그답게, 이 생수병도 앞에서 봐도 위에서 봐도 그저 둥글게만 보이는 '오(O)'자 모양으로 만들었다. "물의 본질에 가장 가깝게 디자인하기 위해 애썼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

사실 물맛은 별다를 게 없다. 둥근 뚜껑을 열어 뒤집으면 작은 생수병 뚜껑이 붙어 있는 모습이 거슬리기도 한다. 하지만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 따라, 같은 물도 좀 더 비싸게(1병에 1000원), 더 많이 팔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제품은 새삼 일깨워 준다.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  조선일보  입력 : 2010.05.14

'Design Trend > 시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펩시, 티셔츠 출시로 인기  (0) 2010.06.07
2010 D&AD 어워즈  (0) 2010.06.07
세계산업디자인의날 포스터  (0) 2010.06.04
세계의 북아티스트 - 줄리 챈  (0) 2010.06.01
관광광고대상 공모전  (0) 2010.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