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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디지털 혁명이 세상을 바꾼다] 신문·잡지·책 ‘태블릿’ 타고 화려한 부활을 꿈꾸다

시간·장소 따라 골라보는 ‘퍼스널 미디어 시대’ 본격 개막
새 수익 창출 기회… 시장 선점 못할땐 존립 위태로울수도


“종이의 시대는 5년 이내에 막을 내릴 것이다.”(니콜라스 네그로폰데 미국 MIT 교수)

태블릿PC 보급으로 촉발된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아이팟과 아이튠즈가 나오고 나서 지난 10여년간 음반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듯이, 태블릿PC로 인해 이에 못지않은 변화가 미디어 업계에서 일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문, 잡지, 책 등 종이에 기반한 전통적 매체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고유의 영역을 선점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본격적인 퍼스널 미디어 시대

지난해가 스마트폰의 해였다면 올해는 태블릿PC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태블릿PC의 수요가 스마트폰에 친숙한 사용자를 중심으로 올해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애플은 태블릿PC ‘아이패드’를 공개하며 “노트북과 휴대폰의 중간에 있는 제3의 카테고리”라고 정의했다. 터치스크린을 주 입력장치로 장착한 휴대용 PC인 태블릿PC는 노트북 컴퓨터보다 휴대성이 좋고, 스마트폰보다 멀티미디어를 구현하는 기능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이제 갓 출시된 태블릿PC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는 이유다.

삼성경제연구소 장성원 수석연구원은 “태블릿PC는 화면도 크고, 터치패드 방식이어서 실제 책을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전자책 단말기의 단점을 해소하고, 머지않아 전 연령층이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미디어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이제 막 판매되기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으로 봤을 때 다른 미디어보다 상당히 빨리 보급될 전망이며, 특히 올해가 기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퍼스널 미디어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태블릿PC로 눈을 돌리면 대중이 미디어를 소비하는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게 된다. 이미 스마트폰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장점에 힘입어 기존 미디어의 영역을 서서히 대체하고 있다. 여기에 태블릿PC가 가세하면 매스 미디어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골라보는 퍼스널 미디어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USA투데이·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 등 해외 신문들은 태블릿PC를 통해 유·무료로 뉴스, 동영상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전자책 ‘황금시대’ 열린다

인터넷의 대중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신문·잡지·도서 등 출판업계는 특히 태블릿PC에 큰 기대를 걸고 앞다퉈 태블릿PC 기반의 콘텐츠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7∼10인치의 비교적 넓은 화면에 사진, 음악, 동영상 등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어 새로운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태블릿PC에 소비자 맞춤형 광고를 효율적으로 넣을 수 있어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도 될 수 있다. 반대로 태블릿PC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매체의 존립 자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한다. 앞서 시장에 선보인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 등이 예상보다 선전하면서 퍼스널 미디어를 통한 독서의 가능성은 이미 열린 상태다. 지난해 10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세계에디터포럼에서는 향후 5년 안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통한 미디어 소비 비중이 30% 가까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태블릿PC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은 출판과 잡지업계다. 지난해 11월 태블릿PC 이용자를 겨냥한 국내 첫 전자잡지 ‘에피소드’가 나왔다. 손으로 만지면 페이지가 넘어가고 동영상이 재생된다. 앱 개발업체 포비커는 지난해 10월 태블릿PC를 기반으로 여러 가지 잡지를 함께 볼 수 있는 앱 ‘더 매거진’을 출시해 현재까지 다운로드 수 50만건을 기록하고 있다. 중력 센서를 이용해 상품의 옆모습을 회전시켜 볼 수 있게 하는 등 종이 잡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했다.

저자가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책을 출판하는 자가출판도 태블릿PC를 통해 활성화될 전망이다. 일본의 인기 소설가 무라카미 류(村上龍)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신작 ‘춤추는 고래’를 종이책보다 ‘아이패드’용 전자책으로 먼저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아예 전자책 회사를 설립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입력 2011.01.11 (화)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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