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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숨은 영웅을 키우자] 국산 원단이 글로벌 명품의류 빛낸다

제이에스화인텍스 등 기능성 소재·디자인 앞세워
세계적 패션 브랜드에 납품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co.kr  
 

원단업체 제이에스화인텍스는 3년 전부터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조르지오아르마니에 원단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몇 해 전 파리텍스월드에 참여했다가 아르마니 관계자의 눈에 띄여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아르마니에 납품을 뚫게 됐다.

제이에스화인텍스의 한 관계자는 "패턴제작이나 원단처리 과정에서 남다른 독창성을 유지하고 100% 국내 생산을 고집하며 품질을 최상급으로 관리했다"면서 "직원은 8명밖에 되지 않지만 아르마니 꼴레지오니, 막스 마라 등 해외 유명 브랜드에 매년 40억~60억원어치를 납품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섬유업계가 사양산업이라는 편견에서 과감히 벗어나 기능성 소재와 독창적 디자인을 앞세워 글로벌 명품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경쟁국과 차별화된 한국만의 고부가가치 섬유제품은 이제 조르지오아르마니ㆍ버버리ㆍ코치 등 명품 브랜드에 당당히 입성해 세계적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기능성 소재 전문업체 영풍필텍스는 가격보다는 품질경쟁력으로 경쟁하는 전략을 통해 세계적 명품업체들의 높은 문턱을 넘었다. 영풍필텍스는 생산직까지 포함해도 직원이 35명 에 불과하지만 부설 연구소를 따로 둘 만큼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고강도 소재인 DYNAX, 초경량 소재인 에어셸(AIRSHELL) 등 400여종의 기능성 소재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영풍필텍스의 한 관계자는 "버버리ㆍ띠어리 등 명품 브랜드와 독일 BMW에 제품을 공급하는 모터사이클 의류업체 쉐펠 등에 기능성 원단을 납품하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에서 저가경쟁에 매달려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일찌감치 유럽ㆍ미국 등 선진국에 눈을 돌린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은 패스트패션을 뒷받침하는 것도 국내 섬유업체들이다.

자라ㆍ유니클로ㆍ갭 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저렴한 가격에 유행에 맞는 옷을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공급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자라를 보유한 스페인 인디텍스그룹은 프랑스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그룹을 제치고 세계 패션업체 매출 1위에 올라설 만큼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SPA 브랜드의 유행 뒤에는 짧은 납기에도 양질의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세아상역ㆍ한세실업 등 국내 주문자 글로벌 생산(OGM) 업체의 역량이 자리잡고 있다. 세아상역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두 시즌을 앞서 기획하고 바이어 쪽에 트렌드와 디자인 안을 먼저 제안하는 ODM 형태의 납품을 늘려가고 있다"며 "요즘 의류제품 주기를 뜻하는 '시즌'이 2~3등분으로 세분화되고 있는 만큼 품질은 기본이고 발 빠르게 트렌드를 파악해 더욱 빨라진 바이어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슬로패션'과 '패스트패션'을 아우르며 세계 일류상품을 만들어낸 한국은 여전히 세계 6위의 섬유 수출대국의 위상을 지켜내고 있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1/01/03 17: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