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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미래 자동차, 해결해야 할 과제는?

미래 자동차를 향한 자동차회사들의 선점 노력이 뜨겁다. 몇 년 전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배출가스가 적고 연비가 향상된 차를 선보이며 친환경을 내세우지만 하이브리드 외에 당장 상용화된 미래형차는 거의 없다. 당초 폭발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이 친환경차를 만들면서 한 가지 공통된 문제에 부닥쳐 매우 더딘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다. 바로 배터리 문제다.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친환경 차들은 거의 모두 전기에너지를 일부나 전부 동력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발전기에서 직접 공급받기도 하지만 대개 배터리에서 동력을 얻는 게 일반적이다. 결국 배터리에 따라 자동차 성능도 좌우되는 셈이다.

현대 아이플로우

전기차는 먼 거리를 가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용량을 늘리면 셀(cell)이 많이 필요해 중량과 크기에 부담이 생기게 된다. 차 안에 탑재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도 부족해진다. 이런 점은 수소연료전지차도 마찬가지다. 장거리를 가기 위해 스택을 비롯한 여러 장비들의 대형화가 뒤따라야 한다. 

토요타 프리우스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상황이 이렇자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새로운 전기 동력원을 찾고 있다. 배터리 팩을 차의 하부나 트렁크에 탑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도어나 패널 같은 차체를 배터리로 활용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솔라 패널을 탑재해 에너지원을 다양화하는 시도 또한 진행 중이다.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IT기술의 힘을 빌려 여러 기능을 통합해 부품 수를 줄이고 개인에 맞는 인테리어를 꾸미는 작업도 한창이다.

이처럼 디자인에서 해답을 찾으려면 무엇보다 자동차회사의 의지가 중요하다. 국립한밭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구상 교수는 "기술 한계를 디자인으로 극복하려면 자동차 제조사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특히 수석디자이너의 의지와 방향성이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즉, 자동차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회사의 의지에 따라 미래 자동차의 방향이 좌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GM EN-V 컨셉트

물론 완성차 업체도 현재 상황을 인식, 앞으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 김경수 상무는 "미래형 차는 '아이콘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차의 개성을 강조하는 게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선 소재 등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디지털으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기술적 한계 등을 뛰어 넘어야 하고, 이는 현대차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시보레 볼트

친환경차 대중화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미 기술 경쟁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최대한 효율을 쥐어 짜내는 건 기본이고, 다른 업체와 차별성도 확보해야 한다. 그간 기능에 따라 자동차 형태가 결정됐다면 앞으로는 창의성에 따라 차의 개념 자체가 달라지게 된다. 결국 미래형 자동차의 성패는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에 달렸다 해도 된다. 회사가 가진 고유의 감성을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 친환경 자동차시장의 패권을 결정짓는 관건이 아닐까 싶다.

볼트 엔진룸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2010/12/17 0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