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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개 '트론: 새로운 시작', CG영상은 '화려'-스토리는 '평이'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할리우드 SF 영화에 컴퓨터그래픽 시대를 연 신화적인 영화 '트론'을 28년 만에 잇는 속편 '트론: 새로운 시작'이 14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언론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1982년 개봉해 시대를 앞서간 상상력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화제를 모았던 '트론'은 주인공이 컴퓨터 프로그램 속으로 들어가 가상세계를 체험한다는 소재로 이후 제작된 많은 SF 영화에 영향을 미쳤다.

28년 만에 속편으로 제작된 '트론: 새로운 출발'은 원작과 시간 차를 감안해 원작 주인공의 아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발전시켰다.

1982년 자신의 프로그램을 삼켜버렸던 슈퍼컴퓨터 속으로 들어가 사이버 세계를 통제하는 악당의 컴퓨터를 해치웠던 천재 프로그래머 케빈 플린은 동료 프로그래머 앨런과 세웠던 엔컴을 되찾아 세계 최고의 회사로 키운다.

결혼과 함께 안정된 생활을 하던 케빈은 자신이 세운 게임 아케이드의 지하에 연구실을 차려놓고 컴퓨터 프로그램 속 세계인 그리드를 오가다 결국 실종되고 만다.

아버지의 실종으로 고통스럽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던 샘은 아버지가 세운 엔컴을 골탕먹이던 중 앨런이 전해준 삐삐 호출을 받고 아버지가 세웠던 아케이드 지하실에 갔다가 디지털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20년 전 실종된 아버지 케빈이 갇혀 있는 이 세계는 케빈이 그리드 관리를 위해 자신의 형상을 복제해 창조한 프로그램인 클루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케빈은 클루의 음모로 죽을 뻔하다 그리드의 외곽에 여전사 쿠오라와 은거하고 있다.

클루의 야망은 디지털 세계에서 벗어나 실제 세계로 나와 전세계를 지배하는 것. 케빈과 샘 부자는 클루의 계략이 현실화되지 않게 하기 위해 힘을 모아 디지털 세계 그리드를 벗어나려 한다.

'트론: 새로운 시작'은 원작의 단순한 속편은 아니다. 28년이 지나는 동안 컴퓨터라는 기기에 대한 이해가 달라졌고 일상 생활과 사이버 세계의 접목이 일상화됐으며 CG 영화의 엄청난 발전이 이뤄졌다.

28년 전 '트론'은 시대를 앞서간 실험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영화적 완성도에서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트론: 새로운 시작'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것이다.

28년이라는 시차를 고려한 듯 이 영화는 화면을 압도하는 대규모의 컴퓨터 그래픽과 화려한 볼거리로 시선을 압도하지만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플롯과 캐릭터 구축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디지털 세계인 그리드로 들어가 실제 세계를 점령하려는 악당의 음모를 저지하고 탈출한다는 내용은 평이하고 1차원적이며 인물들은 컴퓨터 게임 속 캐릭터처럼 평면적이다. 3D 영상의 상상력이나 기술력도 여전히 '아바타'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다.

28년 전 원작을 본 관객이라면 케빈 플린 역의 제프 브리지스가 시간의 흐름 그대로 출연한다는 점에서 '트론: 새로운 시작'을 환영할 것이다. 브리지스와 함께 원작에 동료 앨런 역으로 출연했던 브루스 박스라이트너도 나이든 모습으로 등장한다. 30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기사입력 2010.12.14 18:27 최종수정 2010.12.1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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