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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편하게 무드있게…감성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차가운 금속 덩어리에 불과했던 자동차가 사람의 향기를 내뿜고 있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오감을 통해서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한 성능보다는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감성 품질을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따지고 있다. 여성 운전자와 가족 중심의 자동차 이용이 많아진 것도 감성 품질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고급차의 전유물이었던 프리미엄 오디오 사운드를 대중차에도 경쟁적으로 달아 자동차를 ‘달리는 콘서트홀’로 만들었다. 감각적인 디자인의 헤드램프로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고 은은한 향기로 소비자의 코끝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오감만으로 부족해서일까? 자동차 메이커들은 여기서 더 아나가 육감(六感, Sixth Sense)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육감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 오감을 배합해 운전자에게 정서적 만족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해당 장치가 지닌 기능성보다는 심리적 측면에 더 중점을 뒀다. 이를 자동차 메이커는 ‘웰빙’이라는 단어로 포장하기도 한다.

비행기 1등석 시트를 능가하는 좌석

포드는 토러스를 웰빙 자동차로 만들기 위해 동양의 ‘젠(ZEN)’스타일을 인테리어 콘셉트로 삼았다.

젠은 선(禪)의 일본식 발음으로 미국에 전파된 일본 불교의 영향을 받아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추구한다. 포드의 젠 스타일은 심플함과 동양적인 여백의 미를 통해 운전자에게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는 것을 지향한다.

38도로 기울어진 센터 스택은 운전자에게 시각적인 편안함을 주고 버튼도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 계기판 조명도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아이스 블루 톤이다. 이 밖에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웨이브 형상의 젠 패턴들이 스피커 커버나 컵홀더, 센터 콘솔, 보관함 등 실내 곳곳에 적용됐다.

무드등도 빼놓을 수 없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광채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LED를 도어와 대시보드 무늬 목 아래에 설치해 실내가 더 넓게 보이고 포근하게 만드는 새로운 실내조명 콘셉트를 적용중이다. 재규어 XF는 운전자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푸른빛의 무드 조명을 통해 편안한 고급 카페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기아 K7도 앞좌석 독서등과 룸램프를 통합한 대형 실내 무드등을 천장에 달아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신형 아반떼도 운전자가 탑승할 때 오버헤드 콘솔 램프 테두리에서 푸른색 불빛을 발산하면서 운전자를 반기는 무드 램프를 장착했다.

안마 시트도 아직까지는 기능성보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위해 존재한다. 독립적으로 판매되는 안마 의자보다 효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항공기 1등석에 앉은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BMW 7시리즈 뒷좌석 시트는 18개의 풍선이 내장된 안마 기능을 갖췄다. 벤츠 S600L 컴포트 시트에 삽입된 11개의 공기 주머니는 탑승자의 신체 형태에 따라 조절된다.

현대 에쿠스 프레스티지 VIP석에 마련된 마사지 시스템은 무선리모컨을 통해 마사지의 강도와 속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지압과 스트레칭 등 다양한 모드도 선택할 수 있다. 르노삼성 뉴 SM5에는 5개의 에어 튜브가 운전자의 허리와 등을 고르게 마사지해주는 전동조절 안마 시트가 장착됐다.

[최기성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57호(10.12.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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