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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4.3인치 화면·800만 화소 갖춘 ‘공룡 스마트폰’


[먼저 써봤어요] 디자이어HD
착탈식 배터리등 실용적
해상도는 아이폰4에 뒤져
 
 
1983년 무게가 1㎏에 이르고 군용 무전기를 방불케 하던 모토롤라의 민간용 첫 핸드폰 ‘다이나택’이 선보인 이래, 휴대전화 업계의 지향점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였다. 최근까지 휴대전화는 와이셔츠 주머니 속에 넣어도 옷맵시를 살려줄 만큼 ‘경박단소’를 추구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넓은 화면이 필수다.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가 아이폰의 3.5인치에서 갤럭시에스(S)에선 4인치로 커지더니, 이젠 4.3인치 화면도 등장했다.
대만의 스마트폰 전문업체 에이치티시(HTC)가 최근 출시한 ‘디자이어 에이치디(HD·사진)’는 국내 첫 안드로이드2.2 운영체제 4.3인치 화면의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휴대용 컴퓨터로 본격 활용하려는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이 제품을 일주일 동안 써봤다.

4.3인치라는 크기에 비해 무게와 부피가 그다지 늘지 않았다는 게 무엇보다 신기했다. 3.5인치 화면의 아이폰4에 견줘 높이는 7㎜, 폭은 10㎜밖에 커지지 않았다. 무게는 164g으로 아이폰4보다 27g 늘었지만 유선형 디자인이라 손에 쥐는 데 별문제가 없었다. 직접 써보기 전엔 4.3인치 큰 화면이 휴대성과 사용성에 불편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디스플레이 주변의 테두리인 베젤을 최소화하고 스피커를 위 테두리에 배치한 디자인 덕분에 별다른 불편은 없었다. 1㎓ 퀄컴칩에 800만 화소 카메라를 달고 착탈식 배터리와 외장메모리(마이크로SD)를 사용할 수 있다. 맥북처럼 알루미늄을 통째로 깎아 만든 유니바디를 사용한 게 특징이지만, 배터리나 메모리카드를 교체하는 커버와의 이음새가 정교하지 못해 고급스러운 느낌에 흠을 남겼다. 4.3인치 시원한 화면이 최대 장점으로, 작은 글씨로 인한 답답함이나 좁은 가상키보드에서 오타를 자주 내던 입력 환경과 비교하면 편리함이 두드러졌다. 화면 크기가 커졌지만 해상도가 800×480이라 아이폰4의 960×640과 비교하면 선예도가 떨어지는 점은 아쉽다.

디자이어 에이치디는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의 성능이 눈에 띈다. 세련된 디자인과 뛰어난 사용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에이치티시 ‘센스 유저인터페이스(UI)’의 업그레이드판인 센스2.0이 처음 적용되었으며 피시(PC)를 이용해 센스닷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방 속처럼 어두운 곳에 있으면 벨소리가 자동으로 증폭돼 커지고, 벨이 울릴 때 전화기를 뒤집어놓으면 소리가 멈춰 회의중 당혹해할 일이 줄어든다. 전자지도를 탑재해 국외여행 시 데이터로밍 요금 없이 지도 서비스를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분실이나 도난 시 피시를 통해 위치를 확인하거나 데이터 원격 삭제를 할 수 있는 점 등 클라우드를 이용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유용하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기사등록 : 2010-12-13 오후 08:41:04  기사수정 : 2010-12-14 오후 0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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