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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마음을 움직이고 삶을 바꾸는 … 이것이 좋은 디자인

코엑스홀 ‘디자인 코리아 2010’
빵봉지에서 거리·광장까지…
14개국 베스트 350점 눈길


① LG 레트로 TV (한국·김준기, 김상기, 김형열) ② USB 플래시 열쇠 (미국·5.5 designers) ③ 시속 100㎞의 강풍에 견디는 우산 (독일·필립 헤스 외) ④ 엘 아테네오 서점 (아르헨티나·1860년에 지어진 오페라극장을 건축가 페르난도 만조네가 리노베이션) ⑤ 호비스 식빵 패키지 (영국·jkr) ⑥ 칩과 소스 그룻 ‘모픽 칙앤딥’(미국·카림 라시드, Nambe) [한국디자인진흥원 제공]

세계 각국의 ‘좋은 디자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비싼 명품이거나 화려한 장식품이 아니다. 가습기·슈퍼마켓 로고·식빵 봉지·유리잔 등 일상에서 흔히 쓰는 것들이다. 거리와 광장, 서점과 도서관. 캠페인과 자선사업까지 포함됐다. 1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홀에서 열리는 ‘디자인 코리아 2010(www.designkorea.or.kr )’에서다.

올해의 주제는 ‘디자인을 통한 공존’. 특히 ‘G20 베스트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G20 국가 중 우수 디자인 선정기관이 있는 14개 국가에서 뽑은 350여 점을 실물과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삶을 디자인하는 디자인 본연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 스피커 ‘포노폰 Ⅱ’(캐나다·사이언스앤손스·위) 어린이용 변기 ‘도넛’(벨기에·디미트리마르텔라레) [한국디자인진흥원 제공] 

◆자동차부터 카페까지=독일은 BMW·벤츠·포르셰 등 자동차로 유명한 나라답게 자동차(아우디 A5 쿠페)를 빠뜨리지 않았다. 서체, 루체른 국가인권포럼 포스터, NGO단체의 프로젝트, 게스트하우스, 요트, 볼펜 등 50여 개의 ‘우수 디자인’을 내놓았다.

디자인의 영역은 확장 중이다. 예컨대 독일은 할리우드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재단 ‘Make It Right’의 핑크 프로젝트 사업(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황폐해진 뉴올리언스의 한 지역을 복구하는 사업)도 좋은 디자인으로 꼽았다. ‘디자인=상품’이란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반면 영국은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췄다. 패키징(포장) 작품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막스앤스펜서(M&S)의 카페 리노베이션(KIWI&POM 디자인)도 그 중 하나. 단순한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벗어나 제품 및 장비, 커피와 케이크, 나아가 상품 전략까지 일관된 개념으로 디자인한 성공 사례로 소개됐다. 기네스 생맥주 캔, 캔우드, 몰턴브라운 크리스마스 박스(2009) 패키지도 흥미롭다.

◆도시도 디자인이다=아르헨티나는 아예 제품 관련 디자인은 내놓지도 않았다. 2005년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로 꼽힌 나라답게 ‘5월 광장’ ‘카바나빌딩’ ‘토르토니 카페’ ‘카미니토 거리’ 등을 출품했다. 지난 몇 해 도시공간이 갖는 가치와 활용에 관심을 갖고 도시 디자인에 공들여온 그들의 노력이 읽힌다.

한국은 삼성 디지털메모리 캠코더, 룰루연수기, 금호 LED스탠드 웰리디 등 전자 제품이 가장 많았다. 더 샵 송도 커낼워크 등 대형건설사의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디자인=대기업’ 식의 산업화 마인드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한 느낌이다.

오늘날 지구촌 디자인 트렌드를 살필 수 있는 디자인 커넥션관도 둘러볼 만하다. 국내외 디자인회사(한국 63개사, 해외 20개사)들이 참여했다. 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16명의 차세대 디자인 리더, 소규모로 운영하는 영디자인 스튜디오 10개사도 함께 볼 수 있다. 관람료 1만원.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10.12.08 00:21 / 수정 2010.12.08 0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