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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담배업계 ‘컬러 마케팅’ 강화

담배 제조사들이 ‘라이트(light)’ ‘울트라 라이트(ultra light)’ ‘순한(mild)’ 등 흡연을 부추길 수 있는 오도(誤導) 문구 사용 규제를 골자로 한 관련법 개정에 대비, 담뱃갑 색상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연단체는 일부 국가에서 고려 중인 담뱃갑 단색 지정 및 담뱃갑에는 건강 경고를 알리는 사진의 포장면적을 50%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럴 경우 담뱃갑 색상에 따른 제품 특성이나 구분이 모호해질 수 있고 특히 포장면적 확대로 담뱃갑 색상으로 인한 마케팅 효과가 최소화돼 금연정책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것이다.

10일 담배업계 등에 따르면 BAT코리아의 대표적인 담배인 ‘던힐’시리즈의 경우 타르가 1㎎인 제품 담뱃갑은 은색, 3㎎은 하늘색, 6㎎은 붉은색으로 타르 함유량이 많을수록 색상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필립모리스의 ‘말보로’ 시리즈도 3㎎은 은색, 6㎎은 금색, 8㎎은 붉은색 계통이고 JTI코리아의 ‘마일드 세븐’은 모두 푸른 색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1㎎, 3㎎, 6㎎ 순으로 타르 함유량과 비례해 푸른 빛깔이 농도가 짙다.
 
한국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타르 함유량이 높을수록 담뱃갑 색상이 짙어지거나 붉은색을 띠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 것”이라며 “오도 문구를 대신해 타르 함유량에 따른 담뱃갑 색상을 의도적으로 선정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국내 담배 제조사인 KT&G 관계자는 “현재 담뱃갑 색상이 흡연자들에게 익숙해 색상만 보더라도 담배 종류와 특성을 인식할 수 있다”며 “오도 문구를 사용할 수 없을 경우 담뱃갑 색상도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담뱃갑 색상에 대한 규제나 논의가 없는 상태에서 관련법 개정으로 오도 문구 규제가 시행되면 소비자에 대한 정보 제공 차원에서 다각적인 마케팅 전략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담뱃갑의 단색 지정, 건강경고 사진의 포장면적 50%까지 확대 등을 제시하며 정부에 강력한 금연정책을 촉구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강력한 규제책을 시행하면 담뱃갑 색상을 통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금연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05년 5월 16일 168개국이 참가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을 비준해 2008년 8월에는 ‘오도 문구 및 경고, 라벨 등에 대한 규정(11조)’을, 올해 8월에는 ‘포괄적 광고 및 후원, 판촉 금지(13조)’를 각각 이행했어야 하지만 미뤄졌다.

정부 관계자는 “연내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럴 경우 ‘오도 문구’ 등 관련 규제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pio@fnnews.com박인옥기자

기사입력 : 2010-11-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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