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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인터뷰] 헬레나 휘보넨 알토대 예술디자인대학장

[세계의 소프트시티를 가다] "미래의 디자인은 사회와의 의사소통 중요"

알바르 알토 
 
핀란드 디자인을 말할 때 빼놓아선 안될 인물이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였던 알바르 알토(1898~1976). 호수에서 착안한 곡선 모양의 꽃병 디자인으로 유명한 그는 평생 '인간 중심의 디자인'을 주창했다. 결핵요양원을 지으면서 호흡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금속 재질은 물론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구부려서 만든 '파이미오 체어'는 그의 이런 면모를 보여주는 상징적 디자인이다.

올해 초 헬싱키에는 그의 이름을 딴 국립대가 생겼다. 유럽 굴지의 디자인 명문학교로 꼽히던 헬싱키예술디자인대학과 헬싱키경제대학, 헬싱키공과대학을 합친 알토대학이 출범한 것이다. 지난 13일 만난 헬레나 휘보넨(60) 알토대 예술디자인대학장은 "알바르 알토의 '사람에서 사람으로'라는 철학이 곧 학교의 비전"이라며 "그는 핀란드에서 가장 사랑 받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휘보넨 학장은 "알토의 글과 디자인에서 드러나는 학제간 융합 또한 학교가 지향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제가 공부하던 1970년대만 하더라도 디자인 교육은 트렌드, 방법론에 대한 탐구가 중심이었어요. 하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었죠. 미래의 디자이너는 사회와의 의사소통, 분석적 사고가 중요해요."

그에 따르면 예술디자인대학은 1990년대 후반부터 다양한 학문과 연계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연구사업에 전폭적 지원을 했다. 정책과 산업에 디자인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이때부터 확산됐다. 알토대 학생들의 졸업작품이 아라비아란타 거리를 장식하고 유명 브랜드 매장에서 팔리게 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디자인은 서로 다른 분야를 조정하는 힘이 있어요. 우리는 결과물보다 열린 마음, 평생교육의 필요성 같은 덕목을 중시하죠." 그는 "'무엇을 위해 디자인을 하는가'라는 철학 강의도 이를 겨냥한 수업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휘보넨 학장은 헬싱키 도시 디자인의 특징을 "평등하고 아름다우며 기능적인 것"이라고 요약했다. "이제 디자이너들의 과제는 멋진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시민들과의 충분한 소통으로 공공성을 더해야 한다는 겁니다. 알바르 알토처럼요."

헬싱키= 김혜경기자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0/10/10 12: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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