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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자동차·와인병이 예술을 입는다?

미술과 상품간 협업 붐, 와인·패션·자동차·과자 등 분야 다양
관련 이벤트 늘고 카페도 생겨…상품에 새로운 가치 부여  


팝아티스트 이동기 작품 이미지가 들어간 코란도 자동차

황금색 술과 솟구치는 기포 그리고 감미로운 향. 샴페인 돔페리뇽은 단순한 술이 아니다. 명화가 들어간 병 라벨과 그림이 함께 선보이는 돔페리뇽 아트 에디션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다. 미술과 산업 간 콜레보레이션(Collaboration) 바람이 불고 있다. 콜레보레이션은 협력을 뜻한다. 미술의 향기가 스며든 상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아트 콜레보레이션이 활발한 분야는 소비재다. 아트가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돔페리뇽 아트 에디션은 그림과 술이 짝을 이룬 상품이다. 상품 박스 안엔 샴페인과 작품이 함께 들어있다. 그림은 영국 작가 게빈 터크가 그린 앤디워홀 자화상과 한국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앤디워홀 연구 시리즈 등 두 종류다. 이 작품들은 모두 판화다.

아트 에디션을 기획한 최수연 박여숙화랑 기획실장은 "미술은 상품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며 "합리적인 가격에 샴페인과 판화를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와 미술의 만남도 이어지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4월 부산국제모터쇼에 아트카를 선보였다. 팝아티스트 이동기 씨가 코란도 자동차를 그림으로 도배한 작품이다. 지난달 서울 소마미술관에서 막을 내린 키스 해링 전시에도 아트카가 나왔다. 
 

앤디워홀 자화상이 들어간 돔페리뇽 아트에디션

미술과 패션 간 협업도 있다. 가나아트센터는 의류회사 올리브앤컴퍼니와 손잡고 한국 작가의 작품 이미지가 들어간 티셔츠를 만들 예정이다.

아트 티셔츠는 주문자 제작방식을 통해 글로벌 패션 브랜드 `갭`과 `리미티드투` 이름으로 나온다. 참여 작가는 사석원 고영훈 강영민 이수동 마리킴 아트놈 등 국내 화가 50여 명이다. 상품 기획단계부터 작가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사례도 있다. `시리즈`는 강석현 작가와 코오롱이 손잡고 만든 의류 브랜드. 강석현 씨는 브랜드 로고 디자인뿐 아니라 의류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했다. 그래서 `시리즈` 옷들에선 예술적 감성이 묻어난다. 갤러리와 카페가 만난 복합문화공간도 있다.

가나아트센터와 미스터피자가 손잡고 만든 갤러리카페 `마노핀 G-Cafe`는 전시를 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서초동 아파트촌에 자리잡은 이 카페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인기다.

미술과 음악이 만나는가 하면 미술적 감성을 담은 과자도 나왔다. 크라운제과는 작품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아트비스켓과 달리초콜릿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미술과 상품의 만남이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둘의 만남은 기업과 예술가 모두에 윈-윈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아트상품을 통해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폐쇄적 공간인 갤러리와 미술관을 벗어나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는 것. 마케팅 효과도 무시 못한다. 아트상품은 작가의 이름을 알리는 효과적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경쟁제품과의 차별화을 위해 애쓴다. 소비자에게 특별한 만족을 줘야 매출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고 안목이 높아지면서 단순 상품 만으론 경쟁우위 확보가 어렵다.

[정승환 기자]

기사입력 2010.10.03 16:40:05 | 최종수정 2010.10.03 20: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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