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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아트@디브러리

‘책 없는 도서관’ 예술을 만나다

디지털도서관 개관 1주년 기념전 ‘아트@디브러리’ 


작가 류호열의 ‘하루’는 하루라는 시간을 땅, 물, 하늘, 우주 등 4개 공간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로 보여준다.

책과 종이가 없는 도서관, 첨단 미디어 환경을 제공하는 디지털도서관이 디지털아트의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모철민)이 디지털과 예술이 만나는 ‘아트@디브러리’전을 마련한 것. 디지털도서관의 개관 1주년을 기념해 18일부터 7월30일까지 열리는 디지털아트전 기간 중 갤러리뿐 아니라 도서관 전관에 비디오,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영상, 조각 및 그래픽 등 작가 20명의 작품 32점이 설치된다.

기획자 김애령씨는 “첨단 디지털기술과 예술의 접목을 시도한 기획”이라며 “숨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는 조용한 도서관에서 열리는 전시의 특성을 고려해 소리가 없거나 소리를 뺀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중앙 로비를 비롯해 통로, 열람실 벽면 등 지하 1, 2, 3층과 북카페 등 에서 작가들이 디지털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도로변 지하 3층 로비에선 중앙 벽면의 대형 모니터(사진) 위로 작가 3명(박준범, 류호열, 한계륜)의 작품이 교대로 상영 중이다. 각양각색 전선이 버드나무처럼 드리워진 모니터 16개짜리 백남준 작품 ‘로그인을 할수록…’이 설치돼 있는 갤러리 쪽에 들어서면, 얼굴 형상인 김형기 작 ‘광주인’에 장치된 수만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전구가 밤하늘의 별처럼 빛을 발한다.

멀티미디어갤러리는 흰 벽의 일반 전시장과 달리 벽면이 온통 검정 거울인 색다른 공간이다. 리모트컨트롤을 작동하면 화면 속 수면에 돌을 던지듯 파문이 번지는 이현진 작 ‘물수제비 던지기’,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으로 백령도 기행을 묘사한 릴릴의 ‘고요한 항해’도 전시 중이다. 이 밖에 흑백의 선, 직사각형이 춤추듯 변모하는 홍승혜 작 ‘회상’과 한순자 작 ‘둥근 대지’도 시각적 즐거움을 전한다. 한편 본관과 연결되는 통로에선 검정 옷차림의 5명이 오선지 위 음표처럼 움직이는 이재이의 ‘음표들’, 유비호 작 ‘황홀한 드라이브’, 뮌의 ‘우연한 군형’ 및 열람실 벽면에 투사된 김희선 작 ‘시간장치’와 이광기 작 ‘시간’도 ‘동중정(動中靜)’으로 디지털 미감을 전한다. 지난해 5월25일 개관한 디지털도서관은 500여석의 디지털 좌석, 복합상영실 외에 이용자제작콘텐츠(UCC) 제작 스튜디오, 대형 멀티비전 패널 및 멀티미디어갤러리를 갖춘 대규모 디지털 열람실이다.

수 만개의 LED전구가 장치된 거대한 얼굴로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가상의 광원 아래 윤곽과 표정을 들어내는 김형기 작가의 '광주인'작품을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

백남준(1932~2006)의 대형 비디오조각 ‘로그인을 할수록…’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세계에 대한 백남준의 예지 능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로그인’과 ‘로깅(통나무 벌채량)’의 발음상 유사성에서 출발해 ‘로그인’ 할수록 종이 사용이 줄어들고, 나무를 벨 일도 줄어든다는 생각을 나무 형태의 기념비적 조각으로 표현했다. ‘로그인을 할수록…’은 디지털도서관이 지향하는 친환경, 비물질적 소통의 이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계륜 'From Right to Lef'
작가 한계륜은 ‘프롬 라이트 투 레프트’를 통해 유혹적인 표면의 아름다움을 시도했다. 이를 위해 물감에 물엿을 탄 독특한 재료를 사용했다.

김준의 3D 애니메이션 ‘왜 나를 귀찮게 하니?’(2010)의 일부분

이광기의 9채널 영상설치 ‘확률’(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