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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풍성" 對 "어수선"… ‘서울디자인한마당’ 엇갈린 반응

내달7일까지 잠실운동장서 열려
'모두를 위한 디자인' 내걸었지만 모두를 만족시키기엔 역부족
일반 대중이 디자인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축제, 제3회 '서울디자인한마당 2010'이 지난 1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막을 올렸다. 생활 소품부터 건축까지 디자인 전반을 총망라한 디자인 축제다. 10월 7일까지 계속된다.

그동안 '풍성한 시민 디자인 축제'라는 평과 '전체를 포괄하는 주제 없는 백화점 행사 같다'는 지적을 함께 들었던 서울디자인한마당. 폭우로 일부 전시관이 예고도 없이 폐장(閉場)되기도 했던 2010 디자인한마당의 전반적인 모습을 살펴봤다.

휴게공간에 놓인‘알 의자’. 동글동글한 모양 덕에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연합뉴스

◆'모두를 위한 디자인'

주최측이 내건 올해 행사 주제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다. A4 종이로 안내판을 대강 붙여놓는 등 미흡한 준비로 비난을 받았던 2008년, 주경기장 전부를 활용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선택'과 '집중'을 보여준 2009년에 이어 세 번째 열린 행사다. 올해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답게 주경기장 전체를 활용해 다양한 디자인 분야를 선보였다.

이탈리아 산업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 미국 건축가 대니얼 리베스킨트, 명지대 김석철 석좌교수 등이 참가해 행사장 대표 건물을 디자인했다. '해외디자인산업전'부터 각양각색 디자인 제품을 살 수 있는 '서울디자인마켓', 서울시 유적의 가치를 알리는 '서울디자인자산전', 25개 구청이 참여한 '그린정원 파노라마', IT제품을 중심으로 한 '서울의 브랜드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디자인'이란 단어가 붙을 수 있는 종류의 전시·행사는 한곳에서 모두 볼 수 있는 셈이다.

녹색 식물을 심은 화분으로 잠실종합운동장 관람석을 빼곡하게 채운‘그린파노라마’. /연합뉴스

◆"풍성하다" vs. "어수선하다"

이 거대한 디자인 행사를 돌아본 시민 반응은 엇갈린다. 시민 이혜주(34)씨는 "볼 게 너무 많아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살아 있는 디자인 교육이 됐다"고 했다. 김희원(46)씨는 "디자인 석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콘퍼런스부터 시민들이 직접 만든 물건을 주고받는 행사까지 있어 꽉 찬 느낌"이라고 했다.

반면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 보니 주제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민 유영준(28)씨는 "막걸리 칵테일 행사, 피자 나눠주는 행사까지 겹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며 "우리나라 디자인의 오늘과 내일을 제대로 보고 느끼기엔 어수선하다"고 했다. 시민 이형원(50)씨는 "이미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었던 '서울디자인자산전'까지 그대로 가져오는 등 서울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디자인 전시를 한데 끌어온 게 오히려 역효과를 낸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중요 디자인 유적 51가지를 상징하는 미디어 조형물. 보자기로 꾸며 독특한 멋을 냈다. /뉴시스

◆천재지변 대비 못한 시민행사…21일 폐장 소동도

21일엔 일부 전시장이 빗물에 잠겨 문을 닫아야 했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이경문(42)씨는 "비가 쏟아지는데도 갔는데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나왔다"며 "서울시 한복판에서 수백·수천명을 위해 연 행사인데, 최소한의 대비가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 입구까지 왔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던 시민은 약 40여명. 서울시 측은 "시민 안전을 고려해 폐장을 결정했다. 남은 기간엔 안전문제에도 더욱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  입력 : 2010.09.2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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