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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입장료 없는 미술관, 호텔 아트 투어

호텔 로비에서 흔히 만나는 그림이 알고 보니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이라면? 갤러리보다 쉽게 예술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호텔을 찾아가보자.

1 서울신라호텔 1층 로비에 들어서면 보이는 그림은 키네틱 아트의 대표적 작가 라파엘 소토의 ‘Rogur a Rougea’.
2 W서울 워커힐의 레스토랑 키친에 설치된 이재효 작가의 ‘메이즈’.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3 리츠칼튼 호텔 로비에 걸린 거대한 그림은 솔 르윗의 ‘구조물’.
4 나일론 줄에 투명 아크릴을 끼워 천장에 단 조형물은 설치미술가 박선기 작가의 ‘조합체 An Aggregate’. 신라호텔 로비에서 만날 수 있다.
5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2층에 위치한 비즈니스&미팅 센터에는 최민호 작가와 황선구 교수의 사진 작품이 걸려 있다.

흔한 갤러리 대신 가벼운 마음으로 온 가족이 호텔 아트 투어에 나서보면 어떨까? 호텔에 따라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거장의 작품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첫 번째 투어는 신라호텔. 서울신라호텔의 1층에 들어서면 공간과 어우러지며 빛을 발하는 조형물과 마주치는데, 현대 설치미술가 박선기 작가의 작품이다. 입구부터 거대한 조형물에 압도당한 시선은 팝아트, 공예품을 보는 재미로 이어진다. 1층 현관에서는 키네틱 아트의 대표 작가 라파엘 소토(Rafael Soto)의 작품을, 2층에선 뉴욕현대미술관 모마에도 전시된 토니 들랩(Tony Delap)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피카소의 작품을 9점이나 보유한 ‘라이브러리 바’, 한국적인 백자와 판화를 만날 수 있는 중식당 ‘팔선’ 등도 추천 코스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엔 1백70여 가지의 다양한 작품이 있는데, 호텔 콘셉트에 맞춰 작가에게 의뢰하여 특별 제작한 작품이 관람 포인트다. 2층에 있는 최민호 작가와 황선구 교수의 사진은 호텔을 설계한 존 모포드의 요구로 한국적인 이미지를 찍은 작품이다. 로비에 걸린 그림은 프랑스 갤러리 드몽드에 의뢰해 그린 작품. 클래식한 느낌의 리츠칼튼 호텔은 모던한 작품을 매치해 의외의 조화를 보여준다. 로비에 미니멀 아트의 대가 솔 르윗(Sol Lewitt)의 작품이 걸려 있는데, 모듈 형태의 그림이 공간에 활력을 더한다. 이런 매칭은 클래식한 가구를 둔 거실이라면 따라 해보는 것도 좋을 듯.

보다 젊고 역동적인 작품을 보고 싶다면 W호텔과 인터컨티넨탈 호텔로 가보자. W호텔의 우 바에선 7개 스크린을 통해 유명 아티스트의 감각적인 미디어 아트를 선보인다. 백남준 작가의 미디어 아트가 놓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은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이 많아 한국적인 작품을 주로 설치했다고 한다.

관람료 없는 호텔에서 제대로 아트 투어를 즐기고 싶다면 사전에 작품 리스트를 알고 가면 좋다. 홈페이지나 전화로 작품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신라호텔에선 『신라 갤러리 투어 가이드북』까지 갖추고 있다. 우연히 들른 호텔에서 본 작품이 궁금할 때 프런트에 도움을 청하면 도슨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부담없이 호텔 갤러리의 문을 두드리자.

기획_배효정

레몬트리 9월호 
[조인스] 2010.09.15 14:55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