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환경

LG CNS가 공공디자인에 뛰어든 까닭

포화상태 SI(시스템통합)대신 디지털영상 공략  


몇 해 전부터 LG CNS 디지털스페이스사업팀이 무척 바빠졌다.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공공디자인’ 입찰에 끊임없이 참여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공모한 2012 여수세계박람회의 디지털갤러리(EDG·Expo Digital Gallery)사업이다. 엑스포디지털갤러리의 전체 사업금액은 200억원이 넘는다. LG CNS는 누리플랜·지엘어소시에이츠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을 따냈다. LG CNS는 LED·음향시설 등 영상부문 기술력을 토대로 해양문화 발전상을 표현하는 공공디자인 작업에 한창 매진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엔 서울시 서초구청의 ‘U플래카드’ 작업에 참여했다. U플래카드는 최첨단 LED 영상시스템을 이용해 중앙에서 콘텐츠를 실시간 통제하는 전자현수막. 현재 강남역, 교대역, 강남 성모병원 사거리 등에서 운영 중이다. U플래카드는 기존 현수막을 대신해 도시미관을 깔끔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공공디자인의 좋은 사례로 꼽혀왔다.

국외 공공디자인 시장에도 진출했다. 2008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아라비안나이트’라는 행사용 LED 스크린 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2007년 설치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LG 미디어보드는 현지에서도 첨단 공공디자인으로 호평받았다.

잘 알려진 대로 LG CNS는 시스템통합(SI) 업체다. 그런데 LG CNS가 공공디자인 사업에 뛰어든 이유가 뭘까. SI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날리지리서치그룹(KRG)에 따르면 국내 IT서비스 시장 규모는 2008년 9조7800억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다. 실제로 SI ‘빅3’ 가운데 SK C&C를 제외한 삼성SDS, LG CNS는 지난해 매출이 직전 연도 대비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발주→입찰경쟁→수익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고 보고 신성장동력을 찾느라 부심해왔다.

LG CNS는 공공디자인 시장 가운데 영상디지털 쪽에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SI와 영상기술이 동떨어진 게 아니라는 LG CNS 측의 설명이다. 최근 옥외 영상은 다양한 영상 시설을 중앙에서 통제하며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는 추세다. 똑같은 영상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를 다양한 영상 시설에 퍼트린다는 것이다. LG CNS 디지털스페이스팀 관계자는 “옥외영상이라면 설치물 같은 하드웨어를 연상하곤 하지만 디지털방식으로 바꾸면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며 “SI 기술과 영상콘텐츠 기술을 갖고 있는 LG CNS가 경쟁력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재 디지털스페이스팀을 중심으로 공공디자인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3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 전체 매출 대비(지난해 2조5000억원) 비중은 미미하지만 점점 커질 것이라는 게 LG CNS 측 설명이다.

서울시 도시미관정비사업에 대대적으로 투자

LG CNS가 공들이고 있는 공공디자인은 말 그대로 사적공간이 아닌 공적공간을 꾸미는 것이다. 쉬운 예를 들자면 무분별하게 거리에 나붙은 간판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사업이다. 시장은 점점 성장세다. 전문가들은 공공디자인 개념을 넓히면 조 단위가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디자인 서울’을 강조하면서부터 불이 붙었다. 서울 디자인총괄본부 올해 예산만 해도 1000억원이 넘는다. 2009년 3월 서울디자인재단을 설립한 서울시는 거리의 벤치, 가로등, 이정표 등을 바꿔나갔다. 서울시와 강남구가 100억원 예산을 들여 주도한 강남역 미디어폴이 공공디자인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업은 LG CNS와 마찬가지로 SI 업체인 삼성SDS가 따냈다.

서울시는 중구 남대문로, 광진구 능동로 등 50개의 주요 거리 중 17곳의 디자인 옷을 갈아입혔다. 경기도도 올해 1월 경기도 공공디자인 수립과 디자인 가이드라인 개발을 마치고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에 16억원을 배정하는 등 디자인경기 만들기에 나섰다.

잠깐용어 공공디자인
공공장소의 여러 장비·장치를 합리적으로 꾸미는 것이다. 제품·산업디자인 등 사적 영역이 아닌 국가·지방자치단체 등이 설치·관리하는 시설을 정비하는 것을 말한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기사입력 2010.09.04 19:53:32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72호(10.09.08일자)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