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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원작 ‘장난스런 키스’ 첫방, 실사판 애니메이션 도전…결과는?

베일을 벗은 '장난스런 키스'는 만화 그대로를 실사로 옮겨 놨다.


백마가 오가고 신비한 나무가 우거진 판타지적 숲은 오하니(정소민 분)의 꿈속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현실의 세계 역시 판타지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만화 원작 드라마가 아닌 실사판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했다.

9월 1일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장난스런 키스'(극본 고은님/연출 황인뢰 김도형/장키)에서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드러났고 그들의 만남이 그려졌고 갈등의 양상이 드러나기 시작했지만 그 모든 요소가 철저히 만화적이었다.

머리에 커다란 꽃을 꽂은 긴 머리 소녀는 도도하면서 야비했다. 오하니와 함께 백승조(김현중 분)를 두고 다투는데 자신의 큰 가슴을 그녀와 비교해가며 도발했다. 옆에 친구 2명이 붙어 있었다. 봉준구(이태성 분)는 제임스딘을 연상시키는 외모. 그들은 모두 고등학생이다.

족발집 딸이란 오하니의 친구는 족발을 손에서 떼지 않았다. 교사는 "너희가 고3 교사보다 힘들어?"라고 외쳤다. 오하니는 백승조와의 첫 만남에서 고장 난 자판기를 옆차기로 때려 음료수를 뽑아냈다. 오하니의 집은 창문이 떨릴 정도의 가벼운 지진에 무너져 내렸다.

배우의 연기 하나하나 연출기법 하나하나가 만화였다.

압권은 백승조. IQ 200에 모의고사에서 '이번에도' 500점 만점을 받았다. 말없이 날카로운 눈빛을 날리는 그는 심지어 "죽을래 나랑 사귈래?"라고 말한 양아치 소녀의 제안에 관 속에 눕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양아치 소녀는 과장된 복장에 과장된 표정이었다.

어쨌든 오하니의 연애편지를 받은 백승조는 오탈자를 검사해 D-의 점수를 매겨 돌려줬다. 오하니는 여럿 앞에서 망신을 당했고 "한글도 못 깨쳤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런 와중에 무너진 집을 대신해 오하니는 아버지 친구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됐다. 그런데 그 집 아들이 백승조였다.

시청 대상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의 판타지가 흘렀다. 영화 '다세포 소녀'를 연상시킬 만큼 총천연색의 드라마였다. 청소년(어린이)을 위한 판타지 드라마 혹은 컬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KBS 2TV '제빵왕 김탁구'는 물론 SBS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와도 정면 대결은 힘들어 보인다.

(사진=MBC)

박정현 pch46@newsen.com

[뉴스엔 박정현 기자][2010-09-01 23: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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