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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5~10년 뒤 3D 애니메이션 당연하게 여겨질 것

'슈렉 포에버' 레이아웃 총괄 전용덕씨

(서울=연합뉴스)세계적으로 히트한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쿵푸팬더'(2008)와 7월에 국내 개봉하는 '슈렉 포에버'의 레이아웃을 총괄한 사람은 한국인 전용덕씨다.

그가 하는 일은 애니메이션의 동선과 카메라 움직임을 지휘하는 일로 실사영화로 치자면 촬영 감독에 해당한다.

최근 내한한 전씨를 10일 코리아나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은 손으로 종이에 그리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캐릭터의 움직임을 만든다"면서 자신이 하는 애니메이션 레이아웃은 "소프트웨어에 있는 가상의 카메라로 화면이 어떻게 나올지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2003년부터 일하는 드림웍스의 제프리 카첸버그 회장은 지난해 '몬스터 VS 에이리언'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모든 애니메이션을 3D로 만들 것이라고 천명했다.

"처음에는 내부에서도 3D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지만, 장면 장면을 만들면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공간을 더하니 장면 자체가 풍성해지고 스토리텔링 자체에도 변화가 많이 생겼습니다. 3D에서는 캐릭터의 위치를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게 다릅니다."

그는 이어 "흑백에서 컬러로 변했듯이 지금은 3D가 신기술이지만 5년이나 10년이 지나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드림웍스는 자사의 첫 3D 애니메이션이었던 '몬스터 VS 에이리언'에 이어 3D로 제작한 작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는 '드래곤 길들이기'가 20일 개봉하고 '슈렉 포에버'가 7월에 상영된다.

그는 '드래곤 길들이기'에 대해 "용이 날아다니는 장면이 많은데 스릴이 있으면서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면서 "'파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촬영감독인 로저 디킨스를 비주얼 컨설턴트로 기용하는 등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3D는 기술적인 요소를 많이 요구하는 방식이라 실사 영화보다는 컴퓨터로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에 더 적합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가 직접 참여한 '슈렉 포에버'는 3편까지 나온 영화라 기존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3D를 더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슈렉 포에버'를 만들 때 이야기 흐름에 맞춰 입체감을 조절했다면서 "3D가 스토리에 잘 녹아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관객이 3D를 자연스럽게 느끼려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면서 '슈렉 포에버' 때는 이전의 영화보다 10~20% 많은 아티스트를 동원했다고 말했다.

"3D는 깊이가 더해져 2D보다 뇌가 스토리를 전달받는 시간이 더 걸립니다. 2D보다 몇 프레임씩 더 넣어줘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가급적 컷을 적게 나누고 장면은 길게 했습니다."

전씨는 13일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2010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3D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강연한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10-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