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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디자인 홀릭] 회색빛 빈민가에 무지개색을 입혔다

[디자인 홀릭] '하스와 한'의 브라질 프로젝트

우리 머릿속 빈민가의 모습은 항상 회색이다. 어둡고 우울하고 음침하다. 본래 가난엔 색깔이 따로 있으랴만, 그 칙칙한 거리의 이미지는 그렇게 빈부(貧富)의 빛깔마저 따로 있다고 믿게 한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중심부에 있는 빈민가 '산타 마르타(Santa Marta)'. 이곳에서만큼은 가난도 무지갯빛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젊은 디자이너 쿨하스(Koolhaas)와 우르한(Urhahn)은 2005년부터 '하스와 한(Haas&Hahn)'이라는 이름으로 그들만의 형형색색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브라질 빈민가와 힙합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던 이들은 2010년 산타 마르타 지역으로 눈을 돌린다.

▲ 하스와 한이 형형색색으로 바꿔놓은 브라질의 빈민가‘산타 마르타’. / favela painting 제공

이들은 이곳의 어둡고 칙칙한 집 34채와 학교를 다채로운 빛깔로 칠하기로 결정한다. 직접 붓을 들고 벽에 페인트를 칠하는 것을 넘어, 브라질 페인트 회사와 손을 잡고 빈민가 주민들을 직접 고용했다. 이들을 데려다 한 달여 동안 페인트칠하는 법을 가르쳤고, 교육받은 주민들을 채용했다. 주민들은 일자리를 얻었고, 월급을 받았다. 그리고 몇달 뒤 몰라보게 아름다워진 동네를 얻었다. 머리를 제대로 굴려 만든 디자인 정책 하나가 어떻게 지역사회를 바꿔놓을 수 있는지 보여준 것.

하스와 한의 노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엔 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범죄율이 높기로 소문났던 빈민촌 빌라 크루제이루(Vila Cruzeiro)를 찾아가 벽과 바닥에 생동감 넘치는 그림을 입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기금을 더 모아 다시 브라질로 돌아갈 생각"이라며 "브라질에 있는 모든 파벨라(favela·브라질의 달동네 또는 빈민가를 통칭하는 말)에 아름다운 빛깔과 무늬를 빠짐없이 입히는 게 우리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하스와 한' 트위터 twitter.com/favelapainting, 홈페이지 www.favelapain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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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  입력 : 2010.08.19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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