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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공원과 거리의 환경디자인

▲프랑스 파리 라 빌레트 공원 산책로(왼쪽)와 일본 동경의 미드타운 재개발 공간에 조성된 공원.

공공예술의 목적은 사회구성원 모두를 위한 예술이자 모두를 위한 가치이다. 공공예술의 대상 또한 구성원 모두에게 기여하는 문화이며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공공혜택이라 할 수 있다. 공공예술이란 이 처럼 목적이나 대상에서도 사회구성원 모두란 어휘를 반복하고 있다.

말 그대로 구성원 다수에게 혜택을 나눌 수 있고 다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공공예술의 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요즘 많은 시민들이 건강한 생활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지자체들은 경쟁하듯 주거 가까이에 공원이나 체육시설을 유치하고 있다. 자전거 도로를 포함한 체육 공간, 삼림욕을 할 수 있는 약수터나 수목원, 동네 인근 야산이나 아파트 사이에 많은 근린 공원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고른 혜택을 줄 수 있다면 공원이나 거리만한 것이 또 있겠는가. 쾌적한 공원이 인근에 있다는 것은 주민들에게 큰 자랑거리이고 동네에 대한 자부심도 선사할 것이다. 서울에는 근린공원급 이상 공원이 270여개가 조성됐다고 한다.

공원-녹지 확충 계획을 세워 많은 예산과 시간을 투자해 얻은 결과였고 지자체가 생긴 이래 가장 눈에 띄는 행정이라 평가 받는다. 행정기관 같은 공공건물의 이적지나 매립지, 시민 아파트 재개발 지역을 계속해서 공원화하고 주민들에게 개방한 것이다.

서울시 전체 공원면적은 151㎢, 인구 1인당 2.96㎟로 영국 런던 25.7㎟, 미국 뉴욕의 14.5㎟에 비하면 아주 적은 면적이다. 비교적 많은 공원을 조성한 영국은 버려진 땅이나 폐허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공원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가능하면 삶의 터전 가까이에 어린이들이 뛰놀고 어른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거리환경 디자인.고종필)

낡은 건물을 없애버리지 않고 현대 기술로 리모델링해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재능은 역시 산업 선진국들이 모범을 보인다. 토니블레어 정부 시절 영국은 창조산업에 영국의 미래가 있다고 확신하고 창조산업 실태조사와 육성정책을 추진했다. 아울러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도심 달동네와 낡은 산업구조물을 개선하고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다.

영국 런던시는 1960년대 화력발전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테이트 모던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고, 허름한 창고들을 개조해서 갤러리를 유치하고 있다. 파리시는 미테랑 대통령 재임 시 100년 이상 가축거래소와 도살장으로 사용했던 부지를 재개발해 라 빌레트 과학산업관, 체육공원을 포함한 거대한 복합공간을 조성, 시민들이 사랑하는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방문한 일본 요코하마시는 개항부터 창고로 사용하다 최근 방치되고 있던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2002년 빨간 벽돌창고라는 복합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은 해안선을 안고 있는 거대한 공원과 함께 공연장, 이벤트 홀, 쇼핑몰과 식당가로 가득 차 있는데 요코하마시민들은 물론 도쿄시민들까지 블랙홀처럼 끌어들이고 있다.

또 도쿄도심을 재개발한 거대한 복합단지 미드타운 내에도 사무공간, 쇼핑몰, 미술관, 식당가를 포함해 도심에서 볼 수 없는 쾌적한 공원이 시민들에게 개방돼 곳곳을 거닐고 있는 시민들의 행복한 여유를 살필 수 있다.

단편적인 편리성과 편향된 미적가치를 넘어 사람을 끌어안고 과거와 소통하는 것이 선진국들의 공공예술 트렌드이다. 산업 선진국들은 옛것을 버리거나 흔적을 없애지 않고 우리 시대만의 독특한 분위기로 멋지게 바꿔 놓는다. 많은 근린공원 바닥의 돌 패턴이 미술품이고 다른 구역을 잇는 철 구조물과 단지 내 건물이 모두 조각품이다.

또 이벤트를 홍보하는 광고탑과 포스터가 미술장식품이 돼있다. 유치한 작품은 찾아 볼 수 없다. 가로등 하나도 군더더기로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공간이 아름답고 쾌적하다.

숲의 나라 독일이지만 주민 거주지마다 아름다운 숲이 반드시 조성되어 있다. 제주에도 거대한 한라산 숲이 도심 가까이에 있다. 그래도 삶의 터전 가까이에 더 많은 공원이 필요하다. 주거지역은 온통 주차장뿐이다.

차후 도심 재개발 공간이나 관공서 이적지가 생긴다면 인근 주민을 위한 근린공원이 조성돼야할 것이다. 많은 예산과 합의가 필요한 사업이지만 쾌적한 근린공원 조성이야말로 진정한 공공예술의 완성이다.

전통과 첨단을 이어주고 개발과 보존이 공존하는 공공예술의 기본 취지를 지켜가면서 다수를 행복하게 하고 우리 시대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수 제주산업정보대학 인테리어디자인과 교수> 
 
제주일보 |데스크승인 2010.08.17   김현종 | tazan@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