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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아슬아슬 모노키니

[style&] 아슬아슬 모노키니
비키니보다 야한 올 여름 수영복 트렌드

기능은 두 가지다. 물속에서 헤엄을 잘 치기 위한 것, 그리고 물 밖에서 몸매를 뽐내기 위한 것. 첫 번째 기능을 위해서라면 박태환 선수나 해녀들처럼 거치적거리는 데가 없는 전신 수영복을 입는 것이 맞다. 그러나 두 번째 기능이 주목적이라면? 올해 패션가가 내놓은 해답은 ‘모노키니’다.

글=이진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모노키니란 원피스보다는 더 많이 보여주고 비키니보다는 가려주는 디자인의 수영복이다. 브라 톱과 팬티의 투피스로 구성된 ‘비(bi)키니’와 달리, 원피스처럼 한 장의 천으로 만들어 ‘모노(mono)키니’란 이름이 붙었다. 원피스 수영복 여기저기에 찢듯이 구멍을 내 ‘컷아웃 수영복’이라고도 불린다.

1960년대 독일 디자이너 루디 게른라이히가 가슴을 드러낸 ‘토플리스’ 차림을 발표한 것이 시초. 지난해부터 국내외 디자이너들이 모노키니 붐에 재시동을 걸었다. 올해는 트렌드를 가늠하는 인터넷 사이트와 동대문 시장에서도 알음알음 팔려나간다. 스타일 리더들 사이에서 ‘비키니는 촌스럽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니, 비키니를 제치고 대중화될 날도 멀지 않았다.

모노키니, 핵심은 ‘관음증’

미국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는 ‘올해의 모노키니상’이라도 받을 만하다. 검은색 ‘붕대(!)’로 몸을 감싼 듯 가슴과 배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과감한 커팅이 특징. 평범한 원피스 수영복에 두어 군데 직선적인 ‘슬릿’을 넣었을 뿐인데, 보는 순간 숨이 막힌다. 아쉽게도 국내엔 들어오지 않았다.

이처럼 모노키니의 핵심은 보이다 말다 하는 아슬아슬함이다. 비키니보다 더 많이 가리는데 왜 더 섹시하게 느껴질까. 일반적인 속옷 차림보다 ‘가터벨트(스타킹 고정 속옷)’를 덧입었을 때 아찔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남성들이 레깅스를 신는 여성은 혐오에 가까울 정도로 싫어하면서, 스타킹엔 매니어까지 생길 정도로 탐닉하는 이유도 마찬가지. 올해 국내 패션지들이 모노키니에 가터벨트를 매치해 수영복 화보를 찍었을 정도로 이 수영복은 그동안 나왔던 비키니나 원피스보다 섹시함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켰다.

덜 민망하고 더 섹시하게 입는 법

1 검은색 붕대 모노키니+흰색 비키니 연예인 체형의 소유자라면 과감한 디자인에 도전해보라. 비키니를 덧입으면 수영장 친구들의 ‘왕따’를 면할 수 있다. T자형 붕대 모노키니는 ‘아장 프로보카퇴르’제품. ‘선동가’란 이름처럼 선정적이다. 2 초콜릿 브라운 모노키니+오렌지 벨트 ‘BNX’에서 나온 모노키니 자체는 딱 합리적인 수준. 여기에 오렌지색 벨트를 매치해 뭔가 아쉬운 2%를 보충했다. 태닝한 몸에 모래를 묻히는 건 여름 해변가 노출의 ‘클리셰’에 가깝지만 언제나 먹힌다. 3 가오리 모노키니+터키블루 비키니 일본에서나 통하는 가오리 디자인(마름모꼴)을 입을 수 있는 당신! 축복받았다. 자신없다면 비비드한 색깔의 비키니를 덧입어라. 
 
하지만 우리는 일반인이다. 패션에 있어서는 화제와 물의를 함께 일으키는 패리스 힐턴이나 이효리와는 다르다. 그녀들처럼 X자로 파진 ‘금딱지’ 모노키니를 입고 가슴과 배꼽, 허리 라인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면, 보통 사람들은 실제보다 더 뚱뚱해 보일 뿐 섹시해 보이지는 않는다. 대책은 양쪽 허리를 C자형으로 파낸 착시 효과 모노키니다. 곡선이 격할수록 몸매에 ‘굴곡’이 있어 보인다.

동대문 ‘밀리오레’에서 수입 수영복 전문매장을 운영해온 한 상인은 “국내 수영복 트렌드는 해외보다 3년 정도 늦다”고 단언했다. “너무 독한 디자인을 가져오면 안 팔린다”는 거다. 그가 들여온 모노키니는 대부분 C자형이다. 색상도 차분하다. 검은색과 흰색, 초콜릿 브라운, 회색 레오파드 무늬 정도다.

조금 더 과감한 취향의 소유자라면, T자형 모노키니도 있다. T팬티처럼 가는 끈 하나로 브라와 팬티를 연결해 긴장감을 극대화한 디자인이다. 그런데 잘못하면 허리가 한없이 길어 보인다. 니트나 망사로 배를 가리는 모노키니도 나왔다.

모노키니에 ‘볼륨 업’ 효과를 극대화한 브라 톱이나 화려한 색깔의 비키니를 덧입는 것도 좋은 방법. 어차피 ‘오션월드’에서 자유형 100m 기록 세울 게 아니라면, 수영복 레이어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두타’에 있는 연예인 소품 전문점에서 금·은·동메달보다 반짝거리는 ‘조명발’ 브라 톱을 구입할 수 있다.

모델 김현희(K플러스) 헤어·메이크업 라뷰티코아 촬영협조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장소)·코데즈 컴바인 ·BNX·아장 프로보카퇴르(수영복)/MCM 골드라인·스와로브스키·바나나 리퍼블릭·망고·라파레트·제이미 앤 벨·꼬망꽁쥬·존 리치몬드(액세서리·선글라스)/헬레나 앤 크리스티·세라(구두)/햇츠온·탑걸(모자)

TIP 수영복에 선탠오일 닿으면 고무줄 삭아요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 원단이 염소에 바로 닿지 않도록 흐르는 수돗물로 한 번 적신다. 수영이 끝나면 두세 번 수돗물에 헹군다. 바닷가의 염분도 수영복에 손상을 주므로 같은 방법으로 씻어내도록 한다. 선탠오일이 닿으면 고무줄이 삭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미끄럼을 탈 때는 바지를 덧입어 마찰을 줄여야 한다. 젖은 채로 비닐에 넣어 보관하면 탈색될 우려가 있으니 마른 수건으로 싸서 가져온다. 중성세제를 푼 미지근한 물에 손빨래한 뒤 그늘에 널어 말린다. 고무 소재 수영모자는 끈끈하게 달라붙지 않도록 접히는 면에 파우더를 뿌려둔다.

이진주 기자 [meganews@joongang.co.kr] 
권혁재 기자 [shotgun@joongang.co.kr] 

[중앙일보] 기사
 2010.06.30 00:04 입력 / 2010.06.30 00:04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