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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도시재생과 공공미술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우리나라 모든 도시,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는 노후(老朽)화와 공동(空洞)화 현상이다. 이는 확장중심의 도시개발로 인해 오랫동안 삶의 흔적이 축척되어 왔던 도시 내부가 상대적으로 기능이 약화되었고, 또한 도시중심의 산업집중과 생활권 형성은 농촌지역의 과소(過疎)화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생활환경의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던 문제이기는 하지만, 지역의 정체성(Identity)과 쾌적성(Amenity)을 확보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도시공간 재생의 시작(목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때늦은 감은 있으나, 최근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대한 관심과 움직임이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도시재생에서의 접근방법의 하나로 생각할수 있는 살기좋은 마을만들기 즉 생활공간의 재창출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환경디자인이라고 할수 있다. 이와 같이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문화시장, 문화도시의 창출이라는 슬로건 아래 우리의 생활무대인 도시를 문화라는 키워드로 대대적인 개조가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중앙정부의 각 부처에서는 다양한 사업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지방 자치단체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도록 적극 지원하여 유도하고 있기도 하다.

디자인이란 아름답고 편리함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여기에 공공이라는 단어가 상당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공공(公共)의 의미는 일반 사회의 여러 사람들과 정신적, 물질적으로 함께 하는 것을 말하며 사회적 의미, 즉 Social의 의미를 갖는 것이다. 사회적 의미는 대중성을 갖는 것이며 함께 공유(共有)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그림1-그림5).

따라서 공공 디자인이 추구하는 공공성 내지는 대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의미를 중시하고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대중의 다양한 생활행위를 수용하고 때로는 유발시키고 건축 환경에 대한 디자인과 이를 지원하고 조화되는 장치물을 만들어 내는 공공디자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공공디자인은 가로등, 간판, 휴지통 등 개별적인 시설물의 미적 아름다움에 가치를 두는 것이 아니라 그 시설물이 위치하게 될 공간과의 조화에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의 생활행위를 담는 3차원적인 공간의 크기와 깊이, 형태와 색채, 그리고 넓게는 인접한 공간과의 관련성에 의해 사회적 대중성과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 내도록 듣고, 즐길 수 있는 시설물과 그러한 생활공간을 새롭게 개선하거나 창출해 내고자 하는 것이 공공디자인의 기본 취지인 것이다. 일상적인 생활공간이자 공용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거리와 오픈 스페이스에 설치된 장치물로서의 공공디자인 설치물의 사례이다. 이들 공공디자인의 설치물들은 거리의 장식물이기도 하고 사람과 장치물이 일체가 되어 보고 듣고 즐기는 기능적인 장치물로 디자인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제주지역에서의 공공디자인 사업 역시 적지 않은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아이디어를 도출하면서 실질적인 삶의 질적 개선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추진방법의 개선도 필요하고 이른바 전문가 그룹 역시 미술이나 산업디자인분야의 종사자가 아니라 공간디자인을 다룰 수 있는 전문가 그룹중심으로 추진되는 것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행정기관은 유사한 사업을 조정하고 관리하고 장단기 사업의 구분을 통해 효율적인 공공디자인사업 추진과 이해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공공디자인의 취지와 성격, 그리고 건축이 갖는 공공성을 고려할 때 도시와 건축 공간을 매개로한 공공디자인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며 여기에 건축가의 주도적인 참여와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기이다.

[그림] 거북이 모양의 분수대는 비주기적으로 안개물을 분사함으로서 사람들의 청각과 시각을 자극하는 좋은 거리의 장치물이다(동경소재, Caretta mall)

 

[그림] 시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기 위해 市의 고유색인 흰색을 많이 사용하고 천창을 통한 밝은 공간을 만들고 여기에 보행자의 마음을 끄는 장동 음악연주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단순한 지하상가의 통로가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고 즐기는 문화공간이기도 하다.(카나자와시의 AZalea)  
  
 
데스크승인 2010.08.11   제주일보 | webmaster@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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