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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한국미술, 패션 날개달고 해외로 훨훨 ~

미술작품 프린트한 티셔츠 제작


책 위에 돌을 그린 고영훈씨의 작품을 비롯, 사석원씨의 당나귀-호랑이그림, 이수동씨의 자작나무 숲그림이 프린트된 아트티셔츠가 해외패션브랜드의 매장에 선보인다. 국내 미술작가의 작품 이미지를 활용한 티셔츠가 해외에서 내년 봄시즌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한국의 현대미술과 미술작가를 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화랑과 패션업체가 만났다. 가나아트센터, 갤러리LVS 등 두 화랑과 의류무역중개업체인 올리브앤컴퍼니가 미술과 패션을 접목하는 `아트티셔츠 프로젝트`를 펼친다. 이들은 지난주 "국내작가 11명의 작품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올리브앤컴퍼니를 통해 갭(GAP), 리미티드 투 등 북미권의 의류 브랜드매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고영훈, 사석원, 이수동, 엄정순, 강영민, 위영일, 아트놈, 마리킴, 안성하, 서유라, 도성욱씨 등 극사실주의 화풍부터 팝아트까지 다양한 표현기법의 작가 11명이 동참한다. 관람객 대상의 기념품이 아니라 수출용으로 국내 작가의 아트티셔츠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패션매장에서 아트티셔츠의 일부디자인을 500부 한정 판매하는 한편, 해당 작가의 작품 전시회를 마련해 한국 현대미술을 해외에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아트티셔츠는 해외 수출에 앞서 이번 주말부터 가나아트솝과 인터넷쇼핑몰에서 4만9000∼5만9000원에 국내 시판할 예정이다.

김정옥 올리브앤컴퍼니대표는 "미술관, 화랑에서 접하는 작가의 작품을 옷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왔다"며 "한국미술품으로 디자인한 셔츠와 가방 등을 선보이는 해외마케팅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년 봄 상품을 계약 중인 외국바이어들이 한국 작가의 아트티셔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의 세계적인 무역회사 리앤풍에서 갭, 리미티드, 익스프레스 등과 거래했던 그는 기존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북미 패션매장에 아트티셔츠 외에 패션백과 다이어리 등을 수출하는 한편, 앞으로 아시아지역까지 상품 수출지역과 품목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옥경 가나아트센터 대표는 "화랑에서 1994년부터 아트숍을 운영하면서 아트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왔다. 미술품 이미지의 다이어리 달력 외에 패션소품을 강화하겠다"며 전속작가들의 저작권을 활용하는 새 비즈니스를 지목했다. 이원주 갤러리LVS 대표도 "세계 명품브랜드 루이비통이 일본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와의 디자인 협업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며 해외미술시장서 호평을 얻고 있는 한국의 현대미술을 활용하는 아트마케팅을 강조했다.

■ 아트티셔츠 = 작가의 작품이 프린트된 아트티셔츠는 그동안 미술관, 화랑의 아트숍 등지서 부분적으로 선보여왔다. 쌈지의 경우 낸시랭, 최정화, 이다, 노준 등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이미지를 활용한 티셔츠를 기획 제작해 판매했다. 성곡미술관 아람누리아람미술관 등도 특별기획전 기간에 아트티셔츠를 선보였다. 해외패션브랜드인 갭, H&M, 라코스테, 유니클로 및 후부 등도 키스 헤링, 바스키아, 칸딘스키 등 해외 유명작가 작품을 활용한 티셔츠를 시판하는 아트마케팅을 펼쳤다. 한국미술센터(대표 이일영)가 10년째 국내 작가 작품 이미지의 스카프, 넥타이를 기획 제작했고, 문신미술관은 조각가 문신의 작품 이미지를 활용한 넥타이 스카프를 개발, 시판해왔다.

문화일보=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 입력: 2010-07-20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