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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버버리 체크무늬 없앴더니 매출 `쑥`

젊은층 겨냥 디자인 완전 교체…1분기 매출 27% 증가 명품시장 새 바람
  

2000년대 초 유행했던 버버리 옛 상품(왼쪽), 체크무늬가 사라진 2010년 버버리 신상품(오른쪽)  
  
"버버리에 체크무늬를 없앴더니 매출이 쑥 올랐다."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 제품에 전통적인 `체크무늬`가 사라졌다. 지난 시즌은 물론 오는 가을ㆍ겨울에도 체크무늬가 들어간 제품은 눈 씻고 봐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14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버버리의 올 1분기 회계연도(2010년 4~6월) 매출이 2억9100만파운드(4억374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7%나 증가했다.

애초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버버리가 1분기에 2억5950만파운드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성적은 전망치를 뛰어넘었다. 특히 공장을 폐쇄한 스페인을 제외하면 매출액은 2억8200만파운드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매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아시아 지역 수요 증가와 판매점 증가가 꼽혔다. 버버리는 올 1분기 인도, 일본 도쿄, 브라질 등에 점포를 추가하며 총 8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항목별로는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도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6%나 껑충 뛰었고, 소매판매는 21% 증가했다. 라이선싱 매출은 36% 늘었다.

스테이시 카트라이트 버버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버버리 브랜드에 엄청난 모멘텀이 찾아왔다"며 "우리는 지역 경제의 상황과 관계없이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154년 전통의 버버리가 구식 디자인을 과감히 버리고 세련된 디자인을 도입해 젊은층을 적극 공략한 것을 매출 증가의 주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오랫동안 버버리를 상징하던 체크무늬를 변형하거나 아예 쓰지 않기로 한 것. 한국 버버리 홍보담당 연지현 씨는 "버버리는 전통을 유지하는 데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도 "디자인 변화가 매출 증가의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디자인 변화의 중심에는 10년째 버버리를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있다.

그는 전통이라는 역사의 무게에 짓눌려 쇠락하고 있던 버버리를 지난 10년 동안 패션계에서 가장 세련되고 역동적인 브랜드로 만들었다. 베일리가 버버리의 재탄생을 위해 만든 `버버리 프로섬` 라인은 올봄 패션계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덕분에 버버리는 2008년 회계연도에 사상 최초로 매출 10억파운드를 돌파했다.

버버리의 또 다른 성공 배경은 명품 업계에서 온라인 판매 등 `디지털화`를 선도해왔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버버리는 최근 업계 최초로 인터액티브 광고를 인터넷에 구현했으며 지난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에도 등록해 적극적인 온라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소재 공급 측면에서도 버버리는 중국 변수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버버리는 제품 소재 중 약 60%를 유럽 국가에서 공급받고 있어 최근 문제가 된 중국 위안화 환율 변동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버버리는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자본투자 규모를 올해 1억3000만파운드로 책정했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투자는 주로 신규 매장 오픈, 매장 재단장, 새로운 시장 진입, 디지털화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매장도 명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주로 문을 열 예정이다.

[김지미 기자 / 윤원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0.07.14 17:12:26 입력, 최종수정 2010.07.15 08:4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