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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현대카드가 디자인한 중소기업 '생수' 눈길

현대카드 디자인-로진 출시 '잇 워터' 디자인 상생 결과물… 유통은 이마트가 나서

←현대카드가 무상으로 디자인하고 로진에서 출시한 '잇 워터'

지난 5일 방문한 이마트 미아점, 1층 음료 판매 공간에 다소 색다른 모양의 생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장품을 닮은 케이스에 색깔도 검은색과 흰색이다. 투명한 케이스에 담긴 다른 생수병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잇 워터(It Water)'. 현대카드와 한 중소업체, 그리고 이마트가 만들어낸 새로운 '디자인 상생'의 결과물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에서 디자인하고 중소업체인 로진에서 개발한 잇 워터의 주문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잇 워터는 지난 1일부터 이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350ml 용량에 900원으로, 프리미엄 생수를 표방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에서는 '페리에' 등 외국산 고급 생수와 함께 진열되고 있다.

잇 워터의 탄생 배경은 지난해 중순으로 거슬러간다. 현대카드는 사내에서 소비하는 생수를 자체적으로 제작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카드가 디자인을 담당하고 개발은 생수전문업체에 맡길 생각이었다. 그러다 중소업체인 로진과 인연을 맺었다. 경상북도 영주시에 자리 잡은 로진은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생수를 납품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춘 곳이다.

당시 로진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었다. 파리크로와상과의 납품 계약이 해지되면서 마땅한 유통채널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창동 로진 사장은 "생수의 품질과 기술력에서는 최고라고 자부했지만 중소기업으로서 유통 활로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어려움을 겪던 중에 현대카드로부터 연락이 왔고 잇 워터 제작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주최한 한 콘서트 현장에서 진열된 잇 워터.

이렇게 탄생한 잇 워터는 지난해 9월부터 현대카드 사내에서 소비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현대카드 사내에서는 잇 워터를 손에 쥔 직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후 슈퍼매치, 슈퍼콘서트 등 현대카드 관련 행사에도 진열됐다. 현대카드가 디자인과 네이밍 작업을 진행했지만 별도의 비용을 받지는 않았다. 일종의 '기업 재능 기부'였던 셈이다.

올 들어 또 다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전국 140개 매장을 갖춘 이마트에서 잇 워터를 판매하겠다고 나선 것. 이마트 납품건 역시 현대카드와 로진이 함께 결정했다. 출시 1주일이 지나면서 점차 입소문도 나고 있다. 로진은 잇 워터의 주문량이 출시 한 달 이후 최소 1.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수출 및 편의점 입점도 논의 중이다.

현대카드와 로진은 2월 중순 200ml 사이즈의 잇 워터 역시 내놓을 예정이다. 기존 플라스틱 용기와 달리 친환경 종이팩에 담길 예정으로, 이 역시 현대카드가 디자인을 담당했다. 현대카드는 잇 워터 판매 수익에 대한 분배를 일절 받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생수병 뒷면에 'Designed by Hyundai Card'라는 문구만 새겨 넣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소상공인 점포 디자인을 개선해주는 드림실현 프로젝트 등의 디자인 재능 기부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며 "잇 워터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새로운 상생모델을 만들어 내는 데 영향을 끼치길 기대하고 앞으로 비슷한 제품을 계속 늘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입력 : 2012.02.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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