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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4명의 디자이너, K7 디자인을 말하다

기아 K7은 국산차 디자인의 새로운 유행을 이끌었다. 빛을 단순한 조명이 아닌 디자인의 요소로 활용한 것이다. 형형한 빛을 뿜는 눈매 때문에 K7의 첫 인상은 유독 강렬하고 선명하다. 호랑이 코를 형상한 그릴과 가장 궁합이 맞는 좋은 눈빛이다.

 빛은 바깥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조연의 역할을 넘어섰다. 스스로를 감춰 은은한 자취만 남긴 빛이 선의 윤곽을 살린다. 조형미도 남다르다. 권위의 상징인 반짝이 장식을 자제하고, 선과 면의 간결한 조화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조립 품질도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 비결이다. K7 차체 조립의 오차범위는 아우디 수준인 0.5㎜ 이내다.

 기능과 멋, 공간과 조명의 조화는 자동차보다 건축이 먼저 고민했던 딜레마. 그래서 건축·조명·실내 등 분야별 디자인 전문가 4명에게 K7의 디자인 평가를 부탁했다. 서로 전문 분야가 다른 만큼 중점을 둬 살피는 부분은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감성적인 면을 중시하는 점에선 같았다. 디자인 전문가 4명의 평을 정리했다.

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해외서 통할 실내 아트데코 디자인
▶황준규 디자인 그룹 JMCBX 대표

 “실내의 소재와 디자인엔 복고풍인 ‘아트데코(장식예술)’의 분위기가 배어들어 있다. 기계에서 영감을 받은 선(線)과 각(角)이 어울리는 걸 아트데코라고 한다. 건축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실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그래서 해외시장에서 통할 만하다. 기능과 멋을 적절한 비율로 조화시킨 덕분이다.”

눈썹 연상시키는 헤드램프 독특
▶고기영 이화여대 디자인대학원 겸임교수

 “자동차의 조명은 중요하다. 어둠을 밝히는 기능뿐 아니라 보행자와 상대편 운전자까지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K7의 헤드램프는 기능에 충실하면서 독특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눈썹을 연상시키는 발광다이오드(LED)가 인상적이다. 나의 기대를 성큼 뛰어넘었다.”

파노라마 선루프 탁 트인 느낌
▶홍희수 디자인 서다 대표

 “자동차는 모든 요소를 축소한 공간이라 짜임새가 중요하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탁 트인 느낌을 준다. 가운데 위치한 LCD모니터도 마음에 든다. 빛의 밝기를 조금 낮추면 은은하고 아늑한 느낌에서 운전할 수 있다. 구성 면에서 실내의 완성도가 뛰어나다. K7에 익숙해지면 다른 차를 타기 힘들어질 정도다.”

디자인·조명 간결하다, 고로 아름답다
▶김주영 조명 & 실내 디자이너

 “헤드램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신선하고 강렬하다. 역동성을 강조한 차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눈망울이다. 디자인처럼 조명 역시 간결할수록 아름답다. K7의 헤드램프가 잘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심플한 디자인이 자동차가 지향해야 할 궁극점이 돼야 한다.”

[중앙일보] 입력 2011.10.27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