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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사

읽을 수 없는 책, 닫혀진 방… 상상력 키우는 재밌는 디자인

▲ 오는 9일부터 30일까지 ‘브루노 무나리 展’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 사진은 무나리의 작품 ‘읽을 수 없는 책’과 ‘작은 방’ (위부터, 사진제공: 예술의전당)

브루노 무나리展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분명 책인데 눈 씻고 찾아봐도 글자가 없다. 천재 디자이너 브루노 무나리의 ‘읽을 수 없는 책(1949)’이다.

색지를 묶은 연습장 같은 모양으로 각 페이지에는 원·삼각형·사각형 등 도형과 가로·세로·대각선으로 선이 그려져 있어 독자가 맘대로 접고 재배치하며 자신만의 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 책인 동시에 장난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무나리가 1971년 발표한 ‘작은방, 닫혀진 방’의 경우는 알루미늄 파이프의 조립식 구조물인데 이곳에서 놀이, 공부, 수면까지 일상생활 전부가 가능하다. 이 공간에는 전후좌우, 벽이 없어서 어린이 스스로 자유롭게 공간 위치나 형태를 변경할 수 있다.

‘까만 밤에(1956)’는 다양한 표현 방법을 이용해 제작된 그림책으로 마치 입체적인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과 함께 종이가 갖는 촉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디자인의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피카소로부터 ‘제2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격찬을 받은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브루노 무나리의 작품 세계가 지난 2002년 이후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은 오는 9일부터 30일까지 ‘브루노 무나리展’을 개최한다. 순수미술, 디자인, 건축 등 예술의 다양한 영역에서 독특한 상상력과 창조적 실험정신을 발휘해온 브루노 무나리.

그의 작품 350여 점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에는 ‘놀이’에 초점을 맞춰 어린이들에게 창의적 오감을 열어주는 그림책과 완구, 가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직접 만져보고 느낄 수 있도록 전시장이 구성돼 있어 교육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시와 함께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아트와 놀자’ 어린이 디자인 스쿨(체험교실)도 진행된다.

이는 지난 1977년 밀라노의 브레라 미술관에서 브루노 무나리 자신의 기획으로 시작된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1985년 첫 전시 이후 어린이미술관 ‘고도모노 시로’에서 매년 무나리의 교육방식을 차용한 프로그램이 운영해오고 있다.

이번 어린이 디자인 스쿨에서는 나무의 성장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황금률 이론에 맞춰 설명하고 퍼즐을 맞추듯 실제 제작해보는 ‘나무를 만들자’ 등 4개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다.

문의) 02-580-1705~6

2011년 10월 05일 (수) 10:04:02   장요한 기자 hani@newscj.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