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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車의 모든 것, 이제 디자인에 담아라

현대기아차 '브랜드 아이덴티티' 차별화나서

▲ 기아차는 최근 디자인 경영의 효과를 뚜렷하게 거둬내고 있다. 사진은 스포티지 앞에선 '피터 슈라이어'(오른쪽) 디자인담당 부사장과 '그레고리 길리엄' 유럽 책임디자이너. 
 
21세기 들어 자동차 디자인은 기능성과 조형미를 벗어나 감성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이제껏 성능과 가격이 고객의 구매 포인터였다면 이제 디자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밭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구 상 교수는 자동차 전문잡지 기고를 통해 “20세기 말부터 시작된 완성차 메이커의 인수합병과 기술제휴로 기업간 기술적 차별성이 줄어들었다”며 “이는 자동차 메이커의 국적성을 사라지게 한 반면, 브랜드의 중요성을 한층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성공열쇠 가운데 하나로 ‘디자인 정체성(Design identity)’을 꼽았다.

최근 ‘비즈니스위크’는 ‘이제 Made in 시대가 가고 Designed by 시대가 왔다’고 보도하는 등 세계시장을 석권하기 위함 무기로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멋진 디자인을 너머 정체성과 브랜드 인지도 중요=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렉서스, 아우디 등 유수의 메이커는 단순히 제품 경쟁력을 뛰어넘어 고유한 디자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우수한 디자인이 곧 브랜드 파워로 연결된다는 좋은 예다.

현대자동차도 고유가와 유럽발 재정 위기 등 대내외적 경영환경 악화속에서도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95만8218대를 판매했다.

최근 미국 자동차포털 ‘캘리블루북’에서 실시한 ‘2011 2분기 브랜드 충성도’조사에서 일본 도요타, 혼다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기록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도 대폭 향상됐다.

이처럼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가장 큰 원동력은 품질과 함께 디자인을 꼽는다.

영국 왕립예술학교 RCA(Royal college of Art)의 데일 헤로우 교수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디자인면에서도 이제 유럽 최고수준의 차들과 동등한 수준”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유럽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결과는 현대차가 최근 내세운 독창적인 디자인 미학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가 주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연한 역동성’을 의미하는 이 디자인 테마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조형언어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선율, 부드러움 속의 강인함’을 내포하고 있다. 현대차의 진취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미학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이러한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각각의 신차에는 개별적인 디자인 컨셉트를 부여하고 있다. YF쏘나타는 ‘강인함 속의 유연함’을 앞세운 ‘난(蘭)’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것이 좋은 예다. 
 

▲ 기아차 GT 컨셉트카
 
◇디자인 경영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 강화한 기아차=기아차 역시 고유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핵심전략으로 ‘디자인 경영’을 선택했다.

현대차가 유연한 역동미를 강조했다면 기아차는 ‘직선의 단순화’를 앞세웠다. 이는 기아차의 디자인 철학이자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담고 있다.

디자인 자체를 주제로 제정한 슬로건은 창의적 마인드를 독려하는 기아차의 경영철학의 함축적 표현이기도 하다.

기아차는 한국, 미국, 유럽을 잇는 독자적인 글로벌 디자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 디자인 트랜드를 분석, 현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여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기아차에게 디자인이란 감성품질의 시작과 끝인 셈이다.

무엇보다 유럽과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전역으로 영역이 확대되면서 현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감성을 제품에 반영할 필요가 대두한 것도 디자인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된 배경이다.

기아차는 이를 위해 디자인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하고 디자인 인프라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전 부문에서 디자인경영 체제를 구축하여 가시적인 결실을 거두고 있다.

2006년 기아차는 전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글로벌 디자인 경쟁력을 필요로 하였고 이를 위해 글로벌 디자이너 네트워크 구축하였으며 또한,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에서 활약한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차 디자인 총괄 담당(Chief Design Officer)으로 영입했다. 그는 기아차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개발하면서 기아차를 혁신적이면서 활기차게 변신시켰다.

기아차는 2008년 한국의 남양디자인센터를 포함해 유럽디자인센터, 미국디자인센터를 잇는 독자적인 글로벌 디자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차별화된 디자인을 추구함으로써 제품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고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배가하기 위한 것이다.

이같은 디자인 경영의 성과는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 준중형차 포르테와 소형 CUV 쏘울 등 우수 디자인을 갖춘 신차들이 기아차의 색깔을 담기 시작했고 K5와 K7 등을 선보이며 이 시대 기아차의 색깔을 완성하기도 했다.

세계 전역에서 기아차 디자인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지난 3월 K5가 ‘2011 레드닷 디자인상’ 최우수상에, 스포티지R은 본상(Winner)에 선정됐다. 이어 지난 13일 개막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선 신형 프라이드가 디자인 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김준형 기자(junior@etoday.co.kr)
최종입력시간 : 2011-09-22 15:24:34 | 이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