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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한국은 무채색 자동차의 나라<WSJ>

차량 10대 중 9대는 은색.검정.흰색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 "한국은 무채색 자동차의 나라다. 판매되는 자동차 10대중 9대는 은색이나 검정, 흰색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세계에서 한국이 무채색 자동차를 선호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고 7일 보도했다.

중국과 일본이 그 다음으로 무채색 자동차 판매비율이 80%에 약간 못미친다.

미국의 경우는 현재 이 3가지 색상 차량 비율이 60% 정도로, 90년대 말의 38%에 비하면 크게 늘었다.

핑크색 차량 소유자 박창민 씨의 사례를 보면 한국에서 무채색 차량이 얼마나 일반적인지를 잘 알 수 있다.

박 씨는 2년 전 흰색 스포츠카를 구입해 핑크색으로 칠해 타고 다녔는데 사람들이 이 차를 쳐다보고 손가락질 하는가 하면 신기하다며 사진도 찍었다.

한 번은 자신의 차 앞에 아이를 세워 놓고 사진을 찍는 엄마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요즘 한국의 문화는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젊은이들의 튀는 패션감각이 눈길을 끌고 한국 가수들은 아시아 전역에 진출한다. 한국 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일도 많다.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인식은 아직 보수적이다.

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자동차 구입시에도 화려한 색상은 피한다.

한국인들의 이런 색상 선호도는 중고자동차 가격에서도 드러난다.

흰색 차량의 중고차 가격이 가장 높은데 이는 차량 소유주가 이 차를 잘 관리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화려한 색상의 차량은 일반적으로 무채색 차량에 비해 5%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지난 5월 흰색 차량을 구입한 신희정(33) 씨는 "튀는 색상 차량은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긴 하지만 왠지 애들이 타는 차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난하고 점잖은 색상 차량을 사게됐다"고 말했다.

임명진 씨는 지난 2004년에 빨간색 볼보 차량을 구입한 뒤 주변 사람들로부터 차량 색상에 대한 지적을 끊임없이 듣고 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끄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튀는 것보다는 대세에 묻혀 가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satw@yna.co.kr

| 기사입력 2011-07-0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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