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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중국엔 짝퉁 없는 게 없다… 색출 골머리

한국 제품과 이젠 이름도 똑같게
수법 대담해져 동남아까지 확산… 기업들 전사적 대응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참이슬(왼쪽)의 짝퉁 참일슬. 
 
지난해 중국 여성복시장에서 매출순위 2위를 차지하며 중국 진출 17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둔 이랜드는 지난달 중국에서 또다른 전과를 올렸다. 중국 최대 인터넷쇼핑몰 '타오바오왕'(淘寶網)을 상대로 최종심 소송까지 벌인 끝에 '짝퉁' 전쟁에서 승리한 것.

이랜드는 6년 전 중국인 두(杜)모씨가 자사 인기브랜드인 '티니 위니'(TEENIE WEENIE)와 '이랜드'의 짝퉁 상품을 타오바오왕에서 정품보다 5∼10배 낮은 가격에 판매하자, 타오바오왕에게 판매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타오바오왕이 응하지 않자 소송에 들어갔고, 법원은 타오바오왕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결국 두씨의 불법행위를 도운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업체들이 짝퉁과의 전쟁에 한창이다. 과거에는 제품명을 비슷하게 쓰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제품 명칭은 아예 똑같이 베끼고 외양이나 포장만 살짝 바꾸는 등 점차 그 수법이 대범, 교묘해지고 있어 기업들의 걱정도 깊어지는 상황.

코트라(KOTRA)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짝퉁 제품을 허가 없이 깊은 산골짜기에 숨어 제품을 만든다는 뜻에서 '산짜이'(山寨)라 부른다"며 "짝퉁 제품은'참일슬''새우짱'과 같이 식품류가 많지만,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제품이라면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 모든 종류가 짝퉁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초코파이의 짝퉁.

2000년대 초 초코파이가 중국시장에 진출해 대성공을 거둔 뒤 짝퉁 제품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오리온은 최근 고래밥 짝퉁 제품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현재 중국시장에 나온 고래밥 짝퉁 제품은 10여 개.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등 세계 수 십여 개국에 제품 브랜드에 대한 상표등록을 통해 독점권을 행사하며, 유사제품이 발견될 때마다 경고장과 항의공문을 해당 제조업체에 보내 짝퉁 근절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고래밥의 짝퉁.

최근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인삼공사 정관장(正官庄)도 중국 내 재래시장 등에 짝퉁이 널려 있는 상황이다. 인삼공사는 매출 증대와 짝퉁 제품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 전역을 5개 지사로 나누고 올해 100여개 직영점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중국, 홍콩 등의 수출상품에만 위조방지를 위해 키노그램 스트커라는 특수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이 것은 밑 부분에 부착돼 뚜껑을 열면 파손돼 위조방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정관장이라는 뜻 자체가 인삼이 정부에 의해 전매되던 시절, 중국에 넘쳐나던 가짜 고려삼(한국삼)과 구분하기 위해 정부가 인증한다는 의미로 지어진 것"이라며 "브랜드가 가진 뜻의 특수성 때문에 더욱 짝퉁 제품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밀폐용기 락앤락과 최근 수출 호조를 보이는 자동차 관련 부품 업체인 현대모비스도 짝퉁제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발표한 지난해 적발 짝퉁 부품은 210건에 약 337억 원 가량이나 실제 짝퉁 부품은 적발 규모의 5, 6배 이상으로 회사는 추정하고 있다.

상황이 이쯤되자, 각 기업이 전사적으로 짝퉁 근절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5월 짝퉁과의 전쟁을 선포한 LG는 자사 및 계열사의 제품과 서비스로 오인할 수 있거나 브랜드를 도용한 제품 등을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 해외진출 계열사에 법무팀과 특허 관계자를 배치하고, 일부 제품의 디자인 등 몇몇 권한은 현지 기업에 넘겨 짝퉁 회사를 단속하게 하는 전략 등이 그 것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정부도 짝퉁 근절을 위해 기준에 맞는 브랜드에 저명상표를 부여하고 유사상표 등록 및 사용금지, 모조품 단속 시 우선권을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특히 짝퉁 제품이 중국은 물론 인도, 베트남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여서 국내 기업들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1/06/15 02:3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