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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일류 건축가도 '깜짝'… 한국건설 일냈다

"한국 건설사 시공 기술 탁월 초고층 빌딩 함께 짓고 싶어"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설계자 모셰 사프디 첫 訪韓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의 설계안을 내놓자 발주처가 27개월 안에 공사를 마칠 수 있냐고 묻더군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쌍용건설이 해냈습니다."

지상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의 설계자로 잘 알려진 세계적 건축가 모셰 사프디(73ㆍ사진)는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건설사의 기술 수준이 매우 뛰어나다"며 "중국ㆍ싱가포르ㆍ인도 등에서 추진 중인 초고층 빌딩 프로젝트를 한국 시공사와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938년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사프디는 1984년까지 하버드대 도시계획과 학과장을 맡았으며 현재는 미국건축가협회 명예회원으로 미국ㆍ캐나다ㆍ인도ㆍ이스라엘ㆍ싱가포르 등지에서 수많은 랜드마크 건물을 설계해왔다. 그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기자회견에서 한 첫말은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의 시공을 맡은 쌍용건설에 대한 찬사였다. "이번 공사는 대단히 어려운 프로젝트였습니다. 하지만 시공사인 쌍용건설은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난관을 이겨냈고 훌륭한 성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한국인 며느리를 둔 덕에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고궁과 비원 등을 둘러봤다는 그는 "한국 전통 건축물에는 중국과 인도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요소가 있다"면서 "이러한 전통과 현대 건축물을 접목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발 압력에 밀려 사라지고 있는 '골목길'과 같은 문화자원도 보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도심지의 땅값이 오르면 옛 건물을 허물고 고층 빌딩을 짓고 싶다는 유혹을 받게 되지만 옛 문화는 지키면서 도시를 확장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도시설계지침을 더욱 까다롭게 만들어야 개발과 보전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1/05/12 18:18:25 수정시간 : 2011/05/12 18: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