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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촌스럽다고 누가 그래?" 옷·신발·패션소품까지 복고바람

재킷의 디테일을 절제하는 대신 어깨라인을 강조,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일모스트릿닷컴 제공 
 
복고 바람이 심상찮다. 1970년대 세시봉 통기타 스타들의 무대 나들이가 잦다 싶더니 그게 다가 아니다. 패션 화장 연극 콘서트 등 대중문화 전반을 영향권 안으로 포획해가고 있다. 이 낯선 듯 친숙한 바람이 심상찮은 것은 비단 넓은 저변 때문만은 아니다. 잊혀가는 것들에 대한 막연한 향수나 세상의 다급한 변화에 대한 즉자적 반발만이 아니라 자유의 감성이라는 오래된 미래에의 열망을 내장한 듯 보이기 때문이다. 70년대의 재발견이라 해도 좋을 그 바람 속으로 들어가본다.

옷, 길어지고 넓어지고

패션의 복고 바람이 겨냥하는 것도 70년대의 히피와 펑크, 블루진으로 상징되는 청년성이다. 밝고 화려한 색상과 꽃무늬 등 대담한 패턴, 억압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충동을 반영하듯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글래머러스한 실루엣….

치세가 끝날 것 같지 않던 스키니(skinny) 대신 실크나 망사, 쉬폰 등 부드러운 소재로 몸을 감싸 자연스럽게 몸매를 드러내는 우아한 실루엣의 하이웨이스트 팬츠와 스커트가 올 봄 여름 거리의 주류를 형성할 전망이다. G마켓 여성의류팀 집계에 따르면 지난 달 롱스커트와 롱 원피스 판매량은 지난 해 동기비 각 20%, 8% 증가했다. 봄이면 늘어나던 미니스커트 판매량은, ‘하의 실종’이라는 말까지 유행시켰던 거센 기세가 꺾이며 같은 기간 30%가 줄었다. 데님 소재 셔츠와 스커트, 재킷 등의 인기도 평소보다 도드라져, 데님 셔츠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 늘었다.

스키니 대신 하이웨이스트의 통 넓은 바지가 인기를 끈다. 마임 제공

전문가들은 스키니와 달리 몸매를 은근히 드러내주는 하이웨이스트 와이드 팬츠나 풀 스커트에 퍼프나 리본 디테일이 돋보이는 복고풍 로맨틱 블라우스를 받쳐 입는 연출이 올 봄의 돋보이는 패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인 마케팅실 이지은 대리는 “다리가 길고 날씬해 보이는 하이웨이스트 스타일 아이템은 올 봄의 ‘must have’ 아이템이 될 것”이라며 “와이드한 실루엣을 선택하여 한층 글래머러스하고 트렌디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고채도 보색 대비 두려워 말라

복고 아이콘으로 슈퍼 히로인인 원더우먼이 등장했다. 맥 제공 

예전의 밝은 색상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형형색색 팝 칼라가 봄 색상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패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보기만 해도 기분을 밝게 해준다고 해서 비타민 칼라로도 불리는 비비드, 네온칼라를 비롯, 오렌지 레드 블루 그린 등 원색 칼라들이 쏟아질 것이라는 것. 촌스러워질까 두렵다면 채도를 오히려 높여 그린과 레드, 엘로우와 퍼플 등 주목성 높은 컬러를 과감히 대비해보는 것도 좋다고 한다. 그것도 부담스러우면 다크 블루와 라이트 그린처럼 같은 계열의 다른 채도로 믹스매치하는 것도 괜찮고, 모노톤 의상에 상의 쪽에 액세서리 등으로 원 컬러 포인트를 주는 튀지 않게 트렌디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

히피와 펑크, 블루진으로 상징되던 70년대 패션이 올 봄 여름 거리를 장악할 모양이다. 공주풍의 복고 헤어스타일은 풍성한 볼륨감이 특징이다. 로벤타 제공 

패턴의 경우 70년대 히피나 펑크 무드의 상징처럼 인식되는 꽃무늬나 도트, 별, 스트라이프 프린트도 보다 커지고 화려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프린트와 함께 화려한 팝 컬러가 더해져 더욱 트렌디하고 개성 있는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구두도 화려한 컬러를 신는다. 르샵 제공 

신발 역시 복고 패션과 잘 어울리는 웨지힐 슈즈가 주목 받고 있는데, 플라워 프린트가 활용된 여성스러운 스타일부터 펑키 요소를 가미한 디자인까지 다채롭게 출시돼 여심을 유혹하고 있다. 셀렙샵 오경진 대리는 “활동적 스니커즈에 별 모양 장식이 특징적인 웨지힐은 자유분방했던 70년대 감성을 재현,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미감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라우스의 꽃무늬는 더욱 커지고 화려해진다. 마리메꼬 제공

복고 바람은 속옷에까지 스며 은은한 색감과 부드러운 꽃무늬의 ‘속옷스러움’을 탈피, 수채물감을 그대로 짜놓은 듯한 대담한 칼라에 크고 화려한 꽃무늬 프린트들이 속속 자리잡고 있다.

G마켓 측은 이 밖의 패션 소품에서도 롱 숄더백, 일반 스카프보다 작은 프티 스카프 등이 덩달아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1/03/17 21:0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