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패션

[광고미학](33) 샤넬의 브랜드 스토리

소비자의 기억속에 선명하게 각인되는 감성 스토리 마케팅 
 
‘샤넬은 여성의 로망♡’

샤넬은 고급 브랜드의 상징이다. 여성들에게는 아름다움을 지켜주는 대표 수호신이다. 이는 오랜 세월 동안의 꾸준한 제품 인지도를 통해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은 때문이다. 여성 브랜드에 대해 무감각한 남성들도 샤넬 하면 뭔가 선물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여기고 있을 정도다.

특히 샤넬에는 브랜드 스토리가 흐르고 있다. 이 샤넬의 브랜드 스토리는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타 브랜드와의 우월적인 차별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더불어 샤넬은 다른 브랜드에 비해 소비자들에게 선명하게 각인돼 있을뿐더러 감성을 움직여 샤넬 제품을 사도록 작용하고 있다. 샤넬이라는 두 글자는 듣는 순간부터 브랜드 자각(自覺) 현상이 일어날 정도다.

가브리엘 샤넬이라는 여성이 만든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 이 샤넬이라는 인물의 스토리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는 명품 디자이너를 꿈꾸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프랑스의 순박한 시골처녀였던 어머니와 바람둥이 장돌뱅이였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12세 때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어머니가 폐병으로 숨지자, 다른 자매들과 함께 고아원에 버려지게 된다.

하지만 샤넬은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반전의 인물이었다. 언니와 동생과는 달리, 주변 상황에 대한 반항적인 시선과 범상치 않은 생각들을 많이 했다.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들은 계속됐지만, 양재사로 또 밤에는 카페의 가수로 일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가수로 일할 때는 ‘코코리코’(KoKoRiKo), 즉 ‘코코가 트로카데로에서 누구를 만났기에’와 같은 곡으로 관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 노래 때문에 ‘코코’라는 별명도 얻었다.

1883년에 태어나 1971년에 숨진 샤넬은 의류 디자이너로 변신한 뒤, 프랑스라는 시대적이고 지역적인 관습에 따라 여성들에게 짐 지워졌던 많은 제약과 편견에 반기를 드는 의상들을 많이 제작했다. 그 옷들은 여성들에게 단순한 패션이 아닌 자유를 선사한 것이다.

반향은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여성들에게 샤넬은 패션을 넘어 자유의 날개를 달아주는 옷이 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샤넬은 패션을 위한 패션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한 여성에게 자유로워지고 아름다워지려는 욕구를 안겨다 준 셈이다. 타인을 위해서 아름다워지려는 여성들이 샤넬을 입은 뒤, 이제 자신을 위해 아름다워져야 한다는 샤넬의 철학을 공유했다. 그 제품을 관통하고 있는 철학은 샤넬의 명성을 지금까지 이어지게 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샤넬 브랜드는 또 드림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다. 드림케팅(Dreamketing)은 말 그대로 꿈을 파는 마케팅으로 지금과 같은 정보화 사회에서 꿈과 감성을 이용해 경쟁사보다 멋진 브랜드 스토리와 이미지로 포장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보다 나은 사람과 더 풍요로운 삶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다.

이는 샤넬뿐 아니라 할리데이비슨, 디즈니랜드, 루이뷔통 등과 같은 명품 브랜드에서도 인간의 꿈을 잘 활용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샤넬이나 루이뷔통 등 특히 고급 여성 전문 브랜드에서는 아름다운 여신(女神)급 미모의 모델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다시 한번 꿈꾸게 한다.

그렇다. 샤넬과 같은 브랜드 스토리는 마술과 같은 ‘이야기의 힘’을 가지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킬뿐더러 그 기억 속에 제품의 분명한 이미지를 심어준다. 그렇게 해서 소비자의 잠재의식 속에 브랜드를 강하게 심어놓고 언제든지 필요할 때마다 꺼내도록 만든다.

이와 함께 이야기의 시각적 효과도 작용한다. 소비자들은 샤넬이라는 브랜드 스토리를 심상부호(Imagery Code)로 인식하고 타 브랜드와 경쟁에서 우월적 지위를 누리는 강력한 브랜드로 지각하게 된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2011년 03월 10일 -